모계 혈통을 통해서만 마법이 전승되는 동부 로렌 그레이스 가의 유일무이한 후계자인 ‘릴리’와 그를 모시는 ‘로라’는 이동하던 마차 안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는다. 필연의 죽음을 직감했던 그때, 이들은 한 여행자 일행의 재빠른 개입으로 요행히 목숨을 구하게 된다. 그리고 별다른 자원도 없는 척박한 땅에서 태어나, 거의 끊기다시피 한 마법사의 명맥을 잇는 마지막 존재로서 온갖 책무에 짓눌려 살아온 릴리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미남자에게 단숨에 강렬한 호의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렌의 영토를 떠나야 했고, 반드시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필리엔’이라는 자신의 진짜 이름을 릴리에게 고한다. 얼마간이었을까, 그가 떠난 후 상심한 나날을 보내던 릴리에게 ‘스야’라는 여성 대마법사가 나타나 필리엔에게 중대한 횡액이 닥쳤다는 전언을 전한다. 그리고 필리엔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여정에 함께 동행할 것을 권하는데……. 그리하여 필리엔을 위해 파혼도 불사한 릴리는 물론이고, 쇠락한 혈통의 마법사 집안에서 태어나 릴리를 성심껏 보좌하는 로라와, 이들의 길잡이로서 동행하게 된 대마법사 스야까지. 천차만별 각양각색인 마법사 트리오의 방대한 여정과 모험이 본격 시작되기에 이른다.
여성 마법사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모험이 펼쳐지는 「릴리와 필리엔」은 장르의 클리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서사의 개연성을 납득시키는 독특한 소설이다. 가령, ‘위기에 처한 여성 앞에 나타난 강인한 남성 영웅의 구출담이라는 로망이 현실에 접어 넣은 페이지처럼 나타났을 때 그를 흠모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하고 되물으며 여주인공이 단숨에 사랑에 빠지게 된 당위성을 제시한다. 또 일단 이렇게 로맨스의 씨앗을 심어 놓은 다음에는 이들의 여정 속에 다양한 캐릭터와 일화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박진감 넘치는 모험기로서 점차 확장된다. 과연 이들은 필리엔의 위기를 해소하고 그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것인지, 비범한 마법사 트리오의 좌충우돌 여정을 만나 보자.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