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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 아직 살아있어. 나만 아직…”

어느 날부터 갑자기 붉은 막이 하늘에 생겼다. 사람들은 저게 무어냐고 궁금증을 가질 즈음, 그 붉은 막은 점차 선이 되어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알려지게 된 놀라운 사실. 그 선에 닿은 것은 무엇이든 지우개로 지워진 것처럼 없어져버린다는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든 그 정체를 밝혀내려 했지만 실패하고, 세상은 예고된 종말을 기다리며 시간만 보낸다. 그리고 무법 천지가 될 세상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인 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적선』은 장편 연재물로서 지난 8월 편집장의 시선에 소개된 작품이다. 초반엔 더딘 듯하던 이야기는 종말을 향해 착실히 움직인다. 흥미로운 설정에서 시작되었기에 그 마무리가 궁금한 독자들에게 최종화는 저마다 다른 느낌이었겠으나, 적어도 독자의 시선이 최종화에 이를 수 있도록 이끈 건 온전히 저자의 힘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