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먼 미래, 화물선을 운전하는 ‘나’는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들, ‘스트럴드블럭’이 사는 A-3 행성계를 1년간 담당한다. 여느 때와 같이 쉬운 일인 줄로만 알았지만, 14번 거주자의 화물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나’는 직접 그에게로 화물을 배송한다. 이후 ‘나’는 14번 거주자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나 수백 년의 시간이 만들어 놓은 세대 차이를 극복할 수는 없다.
“녹슨 은으로 거미줄을 짜서 행성 위에 던져 놓은 것”만 같은 잿빛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정적이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인 갈등을 다룬 SF. 수백 년의 시간이 흐르며 출산, 음식, 가족의 개념까지 모두 달라졌다. 그러나 변화를 거부하고 다른 것에 배타적으로 구는 인간의 습성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등장인물들은 좀처럼 서로에게 공감하지 못하며 갈등을 겪는다. 결말부에 ‘나’에게 일어나는 사건은 스트럴드블럭이 겪었을 고난을 짐작하게 한다.
작가가 섬세하게 직조한 이야기를 읽는 동안, 누군가는 “꾸역꾸역 맛없는 음식을 먹듯 삶을 살고 있을” 스트럴드블럭을 동정할 것이고, 누군가는 꼰대라며 싫어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어느 쪽일까.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