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일상의 공간을 무대로 오싹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괴담과 사람들 – 101가지 이야기」를 베스트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짤막한 공포 엽편의 연작 형태로 이루어진 이 작품의 특징은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름이 모두 알파벳으로 처리된 ‘익명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작가의 필명조차 같은 형태로 익명화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꼼꼼한 재미가 있다.) 임팩트가 강렬한 반전이나 압축적인 공포를 느끼게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여백을 음미할수록 고조되는 분위기와 여운이 더없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어느 회차부터 골라 읽어도 큰 문제가 없으니, 꽂히는 제목이 있다면 우선 한 편을 골라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여백을 음미할수록 배가되는 공포의 맛
2021년 5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일상의 여백을 틈입하는 기묘한 익명 괴담 시리즈
기숙사, 자취방, 아파트, 버스, 퇴근길 도로, 산책길 등…… 누구나의 일상일 수 있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 기묘하고 오싹한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연작 괴담 시리즈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괴담과 사람들이라는 주제를 공유하는 개별 단편으로 공개되었던 총 76편의 이야기를 다듬어 연재로 재정비한 「괴담과 사람들 – 101가지 이야기」는 각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모두 알파벳으로 지칭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이한 이야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진, 역시 특정하기 힘든 발화자의 요청에 의해 시작되는 이야기들은 각기 다른 익명으로 처리된 인물들이 저마다의 삶에서 마주한 우연의 순간들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 속 익명인들의 이야기는 기획된 공포감을 전달하기보다는 과거에 겪었던 오싹하고 기묘한 순간들을 회상함으로써 으스스한 여운을 남기는 지점에서 더욱 탁월함이 드러난다. 과거에 한번 겪었던 일이지만 그 일은 현재까지도 익명의 화자에게 어떤 기억과 감정을 선명하게 남기고 있으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스터리를 품고 산다는 점에서 해소되지 않은 공포감이 읽는 이에게도 전달되기 때문이다. 총 101가지 이야기로의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 괴담 시리즈는 친숙한 일상을 틈입하는 기묘한 이야기로 계속해 여러분을 찾아올 예정이다. 다가오는 여름, 여백을 곱씹을수록 되몰아치는 기이한 공포가 매력적인 괴담 시리즈를 함께 즐겨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