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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얼굴은 촛농처럼 녹고 있었다. 몹시 슬프고 가난한 얼굴이었다.”

눈앞에서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제2의 인격이 생겨난 염지아는, 결국 스무 살에 극도의 정신적 압박으로 인해 제2의 인격에게 정신을 온전히 내주고만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19년이 지난 어느 산 속이었다. 게다가 자신은 누군지 모를 여성의 시체를 묻던 중이었다.

브릿G에 연재되었던 『콘크리트』는 책으로도 출간되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힘차게 밀어붙이는 서사의 힘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문장의 흡인력은 정유정, 김언수, 천명관의 초창기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라는 일간지 평가는 점선면 작가를 가장 멋지게 드러낸 말이다.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은 『콘크리트』에 비해 더 무겁고 강렬하다. 현대사의 아픈 흔적에서 시작된 굴레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무엇보다 흔들리지 않는 진중한 문체와 정교하게 짜여진 스토리로 읽는 이의 마음을 단단히 그러쥐는 저자의 필력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