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링구아 코스미카
SF
퍼스트 콘택트의 이색적인 감동을 선사할 이야기
극장가에 오랜만에 찾아온 대작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즐겁게 본 분들이라면 눈여겨보아도 좋을 SF 단편 「링구아 코스미카」를 다시 보는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단일 행성 국가를 구축한 외계의 존재들이 다른 행성계를 탐험하다가 조우한 대상이 바로 오래전 지구에서 쏘아 올린 무엇이라면 어떨까? 「링구아 코스미카」는 아주 작은 가능성을 탐색하는 여정이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화제의 작품과도 비슷한 감성을 공유하면서도 이야기를 바라보는 시선과 주체가 반대라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물론 영화 속에서도 얼핏 골든 레코드가 짧게 스쳐 지나가는데, 이에 대한 연결성은 작품을 직접 읽어 보고 느껴 보시길 바란다.
구업
판타지, 일반
“그러니께 그놈은 안 되는 거여.”
어린 시절부터 큰 무당인 할머니의 품에서 자라온 서연은, 집에 늘 찾아뵈러 온 손님들로 북적대는 할머니가 친구로부터는 조롱을 받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국 무당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대학 심리학과에 입학에 이르고, 레포트 발표에서 그만 내담자의 심리치료 방법으로 ‘굿’의 긍정적 효과를 얘기했다가 교수에게 호통만 듣게 되는데.
지난 편집장의 시선에 소개된 「구업」은 특별한 사건 없이 무당인 할머니를 바라보는 서연의 시선으로만 이야기가 전개된다. 일상의 스케치같이 담백한 전개지만, 무당이라는 소재를 이야기에 잘 녹여낸 덕에 읽는 맛이 있다.
신사기옥(新詐欺獄)
기타
“이것이 신사기옥의 유일한 규칙이다. 제군들의 건투를 빈다.”
새로운 ‘사기특별법’으로 징역을 살게 된 범죄자들을 모은 교도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단편 「신사기옥(新詐欺獄)」을 다시 소개해 본다. 주인공은 스스로를 비정한 자본주의 시장의 허점을 파고드는 ‘창조 경제의 선구자’라고 여겼으나 결국 중고거래 사기로 붙잡혀 바로 이 교도소에 당도한다. 이곳에는 특별한 노동 감형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규칙은 몹시 단순하다. 위험도가 높은 노동을 하면 감형률이 높아지지만 이를 완수하지 못하거나 실수가 있을 때는 페널티가 있어 수감 기간이 한없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 처음에는 형량을 단축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지만 점차 수감자 사이, 그리고 교도소 측의 기만을 깨달으며 무너져 가는 과정이 흡인력 있게 펼쳐진다.
도서연체의 말로
추리/스릴러, 기타
단 하루, 단 하루잖아요!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독서율로 인해 문체부에서는 한 줌 독서 인구를 보호종으로 지정, 멸종위기종처럼 그들을 관리할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멸종위기종이라는 게, 자유롭게 풀어놓기만 해서 보호되는 게 아니다. 서식지를 잘 관리하고 문제 행동이 보일 경우 교정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독서 인구가 도서관의 책을 연체했다면 바로 그것이 문제 행동이 아니겠는가. 문체부는 특단의 조처에 나서기로 한다. 하지만 주인공이 연체한 건 딱 하루, 하루뿐이었다. 고작 하루의 도서연체가 이런 대참사(?)를 불러일으킬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독서, 좋아하세요? 「도서연체의 말로」는 최신 독서 문화와, 책을 읽거나 읽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코믹스러우면서도 정확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사건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인가 소리 내어 웃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적어도 이름을 들어봤을 책들의 이름과 명문장이 정신없이 출두하며 향수와 정을 느끼게 하는 것은 덤. X에서 화제를 끌어모으고 인터넷 서점 사이트 순위권을 점령하며 애독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 화제의 바로 그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