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훈은 개인적으로는 지인이자 곧 마지막 시집을 내고 절필하기로 한 시인인 이현과 인터뷰를 하기로 한다. 이현은 ‘인외천국(人外天國)’이라는 이름의 개인 사이트에 올린 시들을 묶어 낸 첫 시집으로 성공을 거둔 이래, 독보적인 세계와 행보로 문학계에 파장을 일으킨 인물이었다.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부득이할 때는 복슬복슬한 털이 달린 맞춤 의상인 ‘퍼슈트’를 착용하는 점도 화제가 되었다. 글쓰기를 생존이라고 생각하던 그가 시단을 떠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전히 인간이 되기에는 멀었다」는 수인(獸人)에 열광하는 퍼리(Furry) 팬덤에서 활동해 오다가 일약 문학계의 스타가 되어 버린 시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같은 것을 좋아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내고 싶다는 긍정적인 의도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팬덤과 문단이란 두 세계에서 받는 애정과 비판, 그리고 원치 않는 관심과 루머로 소진되어 가는 과정에 대한 쓸쓸한 고백을 읽다 보면 결국 절필을 택하는 이유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작품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서브컬처 팬덤의 명암, 인터넷 문화도 흥미롭다.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