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분홍빛으로 장식된 이불과 침대 사이에서 눈을 뜬 희연은 자신의 심미안과 취향과는 판이하게 다른 풍경에 위화감을 느낀다. 미성년자로서 겨우 얻은 아르바이트에 늦어버린 상황을 깨닫고 뛰쳐나가려던 찰나, 귀티 나는 중년 부인의 낯선 음성이 들려온다. 부름에 응답하는 매끄럽고 근사한 목소리와 고생이라곤 해 본 적도 없는 듯한 보드라운 피부까지,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져 버린 자신의 모습마저 자각하게 된 희연은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 기억을 떠올려 내는데…….
모종의 사건 사고로 인해 완전히 다른 세계의 존재로 태어나는 이세계 환생물은 클리셰로 고정된 규칙들을 착실히 따른다. 하루아침에 말도 안 되는 외모와 풍족한 조건을 지닌 서양 귀족의 영애가 되어 있든지 하는 것 말이다. 고된 삶을 살던 십 대 소녀가 일견 완벽해 보이는 존재로 환생한 뒤 벌어지는 일련의 에피소드를 다루는 「환생」은 단편이라는 형식 안에서 그 클리셰를 차용하면서도, 한국을 배경으로 무속을 곁들인 호러적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시도를 꾀함으로써 의외의 반전을 선사한다. 규칙을 비틀어 현실감을 타격하는 반전 매력을 함께 느껴 보시길 추천한다.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