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떠돌며 사진가로 활동하다가 갤러리에 방문한 유학생과 속전속결로 연애와 결혼을 거쳐 마침내 베를린에 정착한 수민.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한국 방문을 결심하여 한창 준비 중이던 그녀에게 갑작스럽게 친구의 부고 소식이 들려온다. 수민은 홀로 한국으로 떠나는 남편을 배웅한 후 친구의 장례식에 다녀오던 길에 처음 들어 보는 작은 마을의 호텔에 머문다. 호텔의 자랑인 핀란드식 사우나에서 고즈넉한 호수 풍경을 즐기고 있자니, 한 여성이 한국어로 말을 걸어 오는데.
이민자의 시선에서 본 이국의 풍경,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익숙하지만 낯선(그리고 알고 보면 섬찟한) 존재가 색다르고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기담이다. 작가의 또 다른 단편인 「베를린까지 320킬로미터」와 연결되어 있지만 읽는 데 딱히 순서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작중에서 언급되지만 제목의 렌항은 작고한 중국 사진가의 이름인데, 원초적이고도 환상적인 작풍이 이 단편에서 그려지는 기기묘묘한 체험과 잘 어우러지니 한번 같이 감상해 보자.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