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책에 쓰인 글자가 모두 사라지는 질병이 돈다. 주인공인 승현은 그렇게 사라진 책들을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과학, 의학 등이 우선시되어 복원되며, 문학의 우선순위는 가장 아래다. 그리고 승현은, 한 때 소설가가 꿈이었다.
최근 포브스 선정 ‘가급적 하지 말아야 할 최악의 전공 10가지’가 사들의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다. 기준은 실업률과 중위소득. 취직이 어렵고, 취직을 한다고 하더라도 연봉이 짠 전공들이다. 문학, 사진, 음악, 미술 등 예체능 전공과 인류학, 철학, 역사와 같은 인문학들이 당연하게도(?) 그리고 당당히도(?) 그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러한 학문들을 천대하며 돈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가 어떻게 치닫는지를 증명하는 2022년, 「책들은 잊어버려도」는 모든 문학이 지워지는 시대에서도 새로운 소설이 태어날 것임을 이야기하는 희망적이고 잔잔한, 아포칼립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