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노래

  • 장르: SF, 판타지 | 태그: #우주 #장제사 #이름
  • 평점×78 | 분량: 47매 | 성향:
  • 소개: 장제사에 관해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아주 민감한 말에게 뜨거운 쇠를 들이대어도 신뢰받을 수 있는 관계. 그리고 울퉁불퉁하게 보도블럭에 튀어나온 금들이 가로수의 뿌리라는 걸 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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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묻는 너에게

영원이라고 해도 좋을 긴 수명 동안 우주를 유랑하며 보내는 종족이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그것도 나무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면. 땅 밑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고정된’ 이미지로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 존재를, 뿌리로 별 사이를 밟으며 자유로이 움직이는 ‘여행자’로 바꾸는 전복적 상상으로 경이감을 주는 작품이다. 더욱이 그 외계의 여행자가 자신과 어느 면에서나 대조적인 한 인간을 위해서 들려주는 노래라니, 한번 귀를 기울여 들어 보고 싶지 않은가?

2022년 4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우주에 발을 디디며 유랑하는 여행자의 노래

태곳적부터 우주의 항로를 밟고 주기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한 종족이 있다. 5000년 전, 일부 인류는 그들의 눈에는 ‘나무’와 똑 닮은 이 외계 종족의 껍질 사이에 올라타 우주로 진출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종족의 터전에 자리를 잡아, 마치 신처럼 영생하며 우주를 떠도는 이들의 발인 ‘뿌리’를 다듬고 돌보는 장제사 역할을 하며 세대를 거듭해 왔다. 화자는 자신에게 ‘므두셀라’라는 이름을 붙여 준 장제사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뿌리로 우주를 밟으며 여행을 다니는 나무라니, 머릿속에 잠깐 이미지를 그려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부푼다. 지구에서는 말의 편자를 갈아주고 발굽을 관리하는 작업인 장제사가 이 장구한 생명을 지닌 종족을 모시는 사제처럼 그려지는(물론 신이 아닌 화자는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지만) 것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짧은 분량에 두 종족의 오랜 역사를 함축한 「나무의 노래」는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묘사들도 탁월하지만, 집단 사고를 하는 화자가 특별한 한 사람을 위해 하는 이야기라는 점이 깊은 울림을 준다. 유한한 인간의 시각에서 이 여행자들을 본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도 궁금해진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