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걸작을 자동으로 연상시키며 비장하고 진중한 복수극이 펼쳐지지 않을까 넘겨짚게 하는 제목이지만, 그런 기대는 일찌감치 접어 두자. 캐릭터의 이름 외에 굳이 두 작품 사이의 공통점을 굳이 찾아보자면… 글쎄, 콩가루 집안이라는 점? 그러나 콩가루 집안 정도는 시작에 불과할 뿐, 이 작품에는 더 경악할 만한 요소들이 결말까지 넘쳐나고 접점이라고는 없는 그 요소들의 혼란스러운 조합이 기이한 매력을 낳는다. 밈 없이는 삶이 허전한 자, ‘마카롱김치찌개’ 같은 단어에 어찌할 수 없이 끌리고 마는 자, 이 혼돈의 흐름에 몸을 맡겨 보시라.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이 소설 한 줄로 요약 가능? 불가능!
2022년 2월 2차 편집부 추천작
국적 불문, 장르 불문, 기괴한 콜라주와도 같은 혼돈의 롤러코스터
추천작에 올리면서도 이 작품을 정말…… 추천해도 되는 걸까? 뭐라고…… 추천해야 하는 걸까? 하고 망설이지 않을 수 없지만 일단 1화의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까라마조프는 병약한 동생 까르보나라와 함께 광명시의 손꼽히는 맛집 홍루이젠에서 베네치아식 씬피자를 저녁거리로 살 생각에 들뜬다. 그러나 가게에 들어선 순간, 두 자매는 점소이와 실랑이를 벌이는 어느 무장한 인물을 운명적으로 마주한다. 싸늘한 눈빛을 한 그자는 바로 자매의 집안인 천랑 대공가를 멸문시킨 회귀자 프란체스코 카프카 2세였는데.
이게 다 무슨 소리인가 싶고 도망치고 싶은가? 그렇다면 뒤로 돌아가 다른 추천작들을 보기로 하자.
기계가 무작위로 생성해 낸 듯한 어휘의 조합에 호기심이 동하고, 도전 정신이 유난히도 강한 타입인가? 그렇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흐름에 몸을 맡겨 보자.
왜냐하면 1화의 아찔함은 시작에 불과할 뿐, 뒤로 갈수록 더 엄청난 것이 나오기 때문이다.
짧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분량 동안 쉴 틈없이 쏟아지는 온갖 밈과 장르의 패턴들을 읽는 것은 상당한 정신력과 체력을 요하는 일이지만, 점차 확장되는 스케일을 따라 가다가 ‘메타버스’에 얽힌 이 세계의 진실에 다다르는 순간에는 묘한 보람과 경이감을 느낄 수 있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