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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동윤리학에 대한 소고
SF
지적 쾌감을 추구하는 독자라면.
「시간이동윤리학에 대한 소고」는 ‘시간이동’이라는 주제를 두고서 도출될 수 있는 다양한 질문들을 가지런히, 논리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지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방식으로 배열한 작품이다. 서간체의 질의응답식으로 펼쳐지는 작품은, 시간여행의 네 가지 모델을 제시하며 논의를 시작해 점차 개별적 욕망과 공공의 윤리라는 복잡한 지층으로 파고든다. 작품 속 문답은 ‘과거로 돌아가 첫사랑을 쟁취하는 행위는 변형된 형태의 스토킹인가?’, ‘시간의 정보 격차를 이용한 경제적 투기는 비윤리적인가?’와 같은 도덕적 딜레마를 거쳐, ‘자신의 이득이 아닌 공익을 위해 재난을 방지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사회철학적 층위으로까지 확장하며 그 안에 숨겨진, 소설다운 아릿한 서사를 전개해 나간다. 게다가 작품은 형이상학적 층위에만 머무르지 않고, SF적 소재가 현실 세계에 던지는 실천적 함의를 과감하게 고찰한다. 현재의 행동이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니,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시간적인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작중의 전언이 깊게 여운을 남긴다. 문면을 넘어 현실에까지 와닿을 수 있는, SF적 질문, 철학적 사유를 즐기고 싶은 독자라면 반드시 일독하고 싶을 텍스트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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