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청색편이세계
SF, 판타지
인간과 비인간을 가르는 경계는?
은하력 600년대. 우주를 개척하는 일에 필요한 노동력은 인간의 신체에 CPU가 내장된 인간형 로봇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로봇의 인권을 존중하라는 전 우주적으로 비난이 거세지자 은하 기업 연합은 로봇들에게 행성으로 배상금을 지급한다. 개발하던 도중 멈춰 낙후한 행성에 로봇들이 이주한 지 약 20년, 인간처럼 행동하는 괴짜 로봇 ‘위스키’와 ‘압생트’는 황무지의 땅굴에서 7살 남짓 된 소년을 발견한다. 황금조약돌 항성계의 다섯 번째 행성인 ‘순례자의 마지막 고뇌’를 배경으로 한 『청색편이세계』는 오직 노동만을 위해 ‘사피엔스 인더스트리’ 공장에서 배양되어 태어난 이들을 중심으로 인간과 비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SF 소설이다. 술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짓고 책을 읽고 철학을 논하며 사람처럼 생각하고 더 나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지닌 괴짜 로봇 콤비가 주고받는 대화와 사건 전개가 흥미진진하다. 땅굴에서 발견된 아이의 정체가 궁금해지는 가운데 이들 앞에는 또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앞으로의 연재가 기대된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SPACEGHOST
이름 없는 숲과 망령의 밤
판타지
“원래 그런 거라네, 친구. 나중에 봐.”
전장을 겪으며 자란 ‘소년’의 가장 큰 불행이라고 한다면, 전장에서 동기들을 모두 잃고 살아남았다는 사실보다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일 테다. 그것은 죽은 사람들을 평생 그리워하며 살아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소년은 전우들의 유품을 그들의 고향에 전해 주며 전 세계를 떠돌다, 결국에는 보름달이 되면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숲이 있다는 마을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소년은 당연하게도 보름달이 뜨던 날 그 숲에 들어선다. 그러나 그가 원하던 사람을 만나고, 원하던 것을 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새하얀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유령들의 무도회 사이에서. 가지런하고 시적인 문체로 써내려 간 판타지 소설로, 담담한 문장들 사이에 전장의 비통함을 우려내듯 표현했다. 문장 하나하나에 배인 슬픔과 애도를 곱씹는 맛이 있다. 짧지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세계관과 사건의 흐름을 배경으로 하여, 유령들 사이를 헤매는 소년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전개된다. 읽는 데 피로하지는 않으면서도 오랫동안 마음에 울리는 단편, 「이름 없는 숲과 망령의 밤」을 금주 추천작으로 올린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과카돌리
행복한 다이닝 – 1
추리/스릴러, 기타
황야의 식당에서 벌어지는 악몽 같은 대소동
미 서부 황무지에 고독하게 서 있는 작은 식당 ‘행복한 다이닝’. 엘 파르치노라는 조직의 마약을 훔쳐 도주하다 차가 고장 나서 멈춰 선 댄 앨런은 딱히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몰라 헤매다 이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손님이라고는 없는 낡은 가게 안에 있는 건 우중충한 인상의 주인 웨스턴뿐. 웨스턴이 차를 빌려주러 자리를 비운 사이 호기심에 부엌을 살피던 댄은 한 소녀가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곧 돌아온 웨스턴이 사나운 눈매를 하고 다가온다. 마피아와 경찰, 쫓기는 자와 쫓는 자, 황무지의 외딴 가게, 가족의 비밀…… 어디선가 최소 한 번쯤은 봤을 클리셰들이지만 「행복한 다이닝」은 이를 맛깔스럽게 섞어 한 편의 액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21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보다 훨씬 앞선 시대의 향수가 물씬 풍기는데, 요즘 시대임을 드러낼 사물이 많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그게 황야라는 공간 그 자체의 마력 아닐까.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그야말로 쉴 틈 없이 벌어지는 사건들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정우현
판타지, 기타
여성서사로 다시 읽는 토끼전
토끼와 거북이는 서로 사랑을 했다. 둘은 태생적으로 달랐지만 서로의 존재를 신뢰하고 함께하기를 택했다. 거북이가 직접 마련한 통로를 통해 바다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토끼는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한동안 분주하면서도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 그러나 햇볕을 쬘 수 없고 마른 풀을 먹을 수 없던 바다에서 토끼는 점차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토끼는 자신의 배 속에 볼록하게 솟아나 점점 단단하게 자리 잡아 가는 의문의 물성을 느끼고 불안해진다. 단편 「간」은 수궁가로 알려진 고전 ‘토끼전’을 새롭게 고쳐 쓴 이야기다. 원작은 꾀 많은 토끼와 우직한 자라의 상반된 캐릭터에서 기인하는 해학이 돋보이는 우화에 가깝지만, 이 작품에서는 토끼와 거북이라는 캐릭터에 색다른 관계성을 부여하고 이를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원작에서도 결국 토끼가 용왕의 요구를 물리치고 스스로 용궁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하는 부분도 있지만, 예정된 파국을 직시하고 그를 벗어날 힘을 스스로 추동하는 결말은 각자가 새로운 해석을 덧붙여 읽어 보아도 좋을 것이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정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