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 길을 한참 달려 도착한 곳에 ‘엔틱샵’이라고 쓰인 간판이 달린 기묘한 건물이 하나 있다. 폐허나 다름없는 이 공간에서 이질적인 존재감을 선사하는 컨테이너의 정체는 바로, 온갖 골동품을 파는 가게다. 가게 주인의 초대를 받아야만 올 수 있는 곳, 들어서자마자 목탁 소리와 짙은 향냄새가 공간을 점유하며 괴상한 옷차림을 한 백발의 남자가 맞이하는 곳, 심지어는 올 때마다 주소가 달라지는 곳이다. 오컬트 커뮤니티에서 골동품 수집이라는 공통된 취미를 공유하며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처음 방문하게 된 가게는, 이처럼 첫인상부터 모든 것이 수상하고 기묘하기 짝이 없다.
「엔틱샵 오브 호러스: 기물괴담」은 골동품 가게에 자리한 온갖 기물(奇物)들과 그에 얽힌 사연이 펼쳐지는 흥미로운 구성을 지닌 작품이다. 기묘한 만물상이라는 공간이 주는 다소 고전적인 설정에 더해 「동천만물수리점」과 같은 작품을 연상케 하는 한국적인 색채가 특색있게 녹아 있는데, 지방의 설화나 우리 역사를 바탕으로 한 기물들의 사연과 그에 대한 사연을 듣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때마다 궁금증을 자극한다. 기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와 청자의 구도가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기는 하나, ‘각자의 물건은 가야 할 곳이 있다’는 원칙에 따라 전해지는 가지각색의 이야기는 색다른 기담으로서 상상력을 자극하며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