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와 보고의 체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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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서로를 감시하는 숲, 그곳에 ‘간첩’이 숨어들었다

「감시와 보고의 체계들」의 배경은 가상의 공산국가에 있는 국립공원이다. 출입 지역이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는데도 아랑곳 않고 들어오는 캠핑족이 우후죽순 늘어나자 이곳에서 한 가지 시스템이 도입된다. 익명 게시판에 불법 캠퍼의 사진을 걸고 신고하면, 설사 게시자 역시 불법 캠퍼라 하더라도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금전적 보상을 얻는다는 것.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게 당연시된 공간에서, 사냥당할 위험이 없는 공원 직원이 간첩으로 의심되는 괴한을 발견하며 사건이 시작된다. 의외의 요소들이 등장하며 이야기는 시시각각 기묘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그 전개를 따라가는 묘미가 있다.

2024년 7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누구든 당이 될 수 있다!

남쪽의 일부 지역만 개방되었으나 2010년대에 들어 불법 침입과 캠핑 사례가 늘어난 하곡국립자연공원. 새 관리소장은 홈페이지에 익명 게시판을 신설해 등산객들이 서로를 신고하게 하는 일종의 ‘인간 사냥 게임장’ 환경을 조성했다. 사냥당할 위험이 없는 공원의 산불감시원인 남재환은 한밤중에 자신의 초소를 촬영하는 괴한의 낌새를 알아챈다. 얼마 전 관리소장의 수상쩍은 전화에서 유추해 낼 수 있던 타국의 간첩이나 이를 잡으려는 정보부 위장 요원이 아닐까? 그렇다면 재환과는 하등 관련 없는 일이겠으나, 그럼에도 그는 바싹 엎드렸다. 전날 규정상 반입 불가인 술을 진탕 마시고 잠들고 일어났다가, 초소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물건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는데.

눈을 떠 보니 돌연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는 범죄 소설이 제법 있는데, 「감시와 보고의 체계들」의 주인공은 본의 아니게 간첩으로도 정부 기관의 요원으로도 의심받을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다. 더욱이 이곳은 기술이 발달한 가상의 공산권 국가, 거기서도 (불법 쓰레기 투기를 막으려는 목적이었지만) 경계와 신고가 당연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구역이다. 누구도,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신뢰할 수 없기에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며 코스믹호러가 연상되는 의외의 결말로 치닫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