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 장르: SF, 로맨스
  • 평점×5 | 분량: 65매
  • 소개: AI 휴먼이 상용화된 시대, 어느 날 당신과 똑같은 아바타를 만나게 된다면, 그리고 하필 그 제작 회사에 전남친이 일하고 있다면, 당신은 그걸 사랑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미... 더보기

2025년 2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실존하는 존재로서 인간이 해야 할 일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AI 기계가 상용화된 근미래, 나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암 투병으로 일상을 제대로 정돈하지 못하고 산 지 오래다. 보험사의 편익을 더 우선시하는 보상 청구 알고리즘 때문에 엄마의 항암 치료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방문한 나는, 그곳에서 자신의 외형을 너무나도 빼닮은 은행원 아바타를 보게 된다. 친구의 제보로 해당 아바타를 제작한 회사의 개발자가 자신의 전 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나는 지난한 대출 승인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그가 소속된 인공지능 전문기업 ‘네오휴먼’을 통해 자신을 기반으로 AI 휴먼을 제작하는 비용을 알아보게 된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온갖 역할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된 환경에서 실익에 맞춤한 AI의 판단이 내려질 때마다 안도하면서도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자, 엄마의 죽음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동안 자신을 대체할 존재를 떠올리게 된 것이었는데…….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는 제목에서 당연하게 연상되는 고전 추리 명작과는 장르도 내용도 다른, AI의 역할이 광폭으로 확대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의 역할과 감정에 집중하는 SF 단편이다. 다소 편의적으로 제목을 차용한 듯싶다가도 AI 인간으로 대체된 온갖 미래상의 고요하고 텅 빈 풍경을 떠올리면 제법 맞춤하게 느껴진다. 잦은 시점 전환과 연결점이 생략된 전개 방식이 다소 거칠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기계로 대체된 인간의 불안과 상실감, 그리고 모든 것이 대체된 ‘가짜’에 대한 끝없는 의심과 환멸, 체념 등의 뒤섞인 감정을 고찰하며 결국 최후에 실존하는 존재로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에 대한 메시지를 담담하게 전달한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