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의 계절

  • 장르: 판타지, SF
  • 분량: 134매
  • 소개: 아이를 잡아먹는 약차녀 하리제가 생명탄생을 주관하는 신이 된다. 더보기
작가

2024년 8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불교와 SF의 절묘한 조합.

‘바라문’, 즉 카스트의 최상위 종족인 브라만이 창조신인 ‘범천’(힌두교의 브라흐마)의 유일한 직계임을 주장하던 세상. 석가의 진리가 들불처럼 세계에 번져나가며 ‘인드라’, 즉 제석천이 지휘하는 ‘도리타천’이라 이름붙은 공중요새를 필두로 전쟁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 ‘하리제’의 남편인 ‘반지가’는 석가의 말에 홀리게 된다. 하리제와 반지가는 식인귀인 약차(야차)들의 왕으로 운명이 이어진 사이지만, 반지가가 불법에 귀의한 이후 하리제는 반지가를 내쫓은 뒤 홀로 약차들을 양액에서 키워 내고 인간을 잡아먹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하리제는 ‘싸우고 죽이고 부수는’ 것을 업으로 삼은 약차인 반지가가 어찌하여 극락을 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바라문 역시 증오스럽지만, 석가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다. 그렇게 하리제는 바라문의 한 국가를 돕기로 하지만, 점점 새로운 약차를 만들어 내는 일이 힘에 부치고, 그리하여 인간의 아이를 취하는 지경에 이르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균열은 또렷하고, 하리제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다.

불교 SF라는 다소 낯선 세계관 때문에 어려울 수 있지만, 실제 역사와 종교와의 일대일 대응이 아름답게 연결된다는 것은 분명한 매력이다. 공부해서라도 알아가고 싶은 세계관이랄까. 하리제는 불교의 ‘귀자모신’에 해당하는 존재로 원래 아이를 잡아먹는 야차였으나 석가의 가르침을 받고 아이를 보호하는 수호신이 된다. 힌두교와 불교와의 대립, 그리고 토착민족의 신이던 야차들의 이야기를 ‘공중요새’와 배양액에서 키워내는 무수한 클론이라는 이미지와 결합해 낸 독특하면서도 돋보이는 SF로서, 세계관을 정립하고 확장한다면 충분히 장편 SF로서도 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기대된다. 이 작품이 아니라면 어딜 가도 이러한 글을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