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록하게 튀어나온 원형 손잡이로 드르륵하며 채널을 돌리던 구형 TV를 기억하시는지? 골동품을 수집하는 것이 취미였던 아인의 아버지는 오래된 구형 TV를 찾는다는 가전회사의 신문광고를 보고 이를 최신형 TV로 교체 받을 생각에 들떠 있는 상태다. 오랜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구형 TV를 보며 수동으로 채널을 돌리는 ‘손맛’을 느끼던 아인은, 문득 어릴 적 자신에게 기이한 이야기를 전했던 한 아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TV 채널과 채널 사이에 숨겨진 채널을 찾아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허무맹랑한 괴담 같은 이야기와 함께, 오래전 지독하게 앓았던 편두통의 감각을 동시에 떠올리게 되는데…….
「히든 채널」은 주워 온 물건에서 촉발된 기이한 일화가 점차 확장되는 묘미가 있는 이야기다. 오랫동안 방치됐던 물건이 잊고 있던 과거를 소환해 인물의 트라우마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설정을 따르면서도, 원인불명의 편두통이라는 실재하는 감각과 더불어 축축하게 젖어 들어오는 물기, 이윽고 물성을 뛰어넘는 파괴적인 감각까지 계속해 장치를 비트는 공포의 요소가 혼재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