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는 사대천왕이 있듯이 낚시의 세상에는 4대돔이라는 게 있다. 참돔, 돌돔, 벵에돔, 그리고 감성돔. 무인도로 하룻밤 낚시를 하러 간 주인공은 전설의 4대돔 중 하나인 감성돔을 잡는다. 짜릿한 손맛과 횡재했다는 기쁨에 그 자리에서 감성돔을 회쳐 먹으려고 한 주인공은, 감성돔의 배 안에서 처음 보는 생물체를 발견한다. 무엇인가 끔찍하고 불길한. 기겁한 그는 감성돔을 불태운다. 아주 정석적인 대처였다 : 갑작스러운 행운을 아까워하지 말고, 이상한 게 있으면 내다 버리시오. 손도 대지 마시오. 그러나 하나, 주인공이 깜빡한 것이 있었으니, 호러 픽션의 세계에서는 괴생물체에게 살짝 물리는 것만으로 ‘감염’이 된다는 것이다. 그 후로 주인공은 괴상한 증상에 시달리는데…….
「감성 돔」은 얼핏 낚시 이야기만 할 것 같은 제목과는 달리, 보기 드물게 심리 묘사가 탁월한 호러 픽션이다. 평범했던 주인공은 감성 돔에게 물린 이후로 병을 앓으면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그 와중의 심리 묘사나 병증의 묘사가 매우 현실감 있고 탁월하다. 다른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을 향한 증오가 섞이는 마지막 부분은 특히 발군의 필력을 자랑한다. 주인공이 이러한 운명을 피할 수 있었던 방법은 정녕 없었을까, 하는 씁쓸한 아쉬움까지 남는, 밤에 읽기 좋은 공포 소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