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차 편집부 추천작

기상천외한 전개로 거침없이 뻗어 나가는 독특한 연작 시리즈

‘너는 나 없이 살 수 없어’라는 짧고 강렬한 소개가 전부인 이 작품은 불세출의 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연습생을 아이돌로 성공적으로 데뷔시킨 한 연예 기획사 사장의 한숨 섞인 고백으로 시작한다. 데뷔 즉시 큰 인기를 모은 아이돌은 선하게 포장된 대외적 이미지와 달리 폭언과 폭행, 추문 등으로 갖은 문제를 일으켜 왔는데, 그럼에도 그 아이돌만이 유일한 밥줄이었던 사장은 모든 일들을 뒤에서 묵묵히 수습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인기가 떨어진 아이돌의 활동 재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사장은 답답한 마음에 용하다고 소문난 한 무당을 찾아간다. 잠자코 사연을 들은 무당은 특정 일시와 좌표를 찍어주며 태안의 한 바닷가로 가라고 일러주고, 속는 셈 치고 찾아간 그곳에서 사장은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초창기 연작 형태로 등록되던 각 단편마다 광기와 개그가 압축된 작품 한 줄 소개가 압권이었던 ‘고백 시리즈’가 『어느 복제 인간의 고백』이라는 연재로 새롭게 돌아왔다. 어느 연예 기획사 사장의 고백에서 시작해 사생팬, 아버지, 아이돌, 기자 등 연달아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사건의 중심에 놓인 아이돌의 실체와 관계성을 파악해 나가면서 거침없이 확장되는 이야기의 다채로운 층위가 매력적이다. 제목과 장르 선택이 암시하듯 SF적 요소가 처음부터 대놓고 등장하긴 하지만, 장르적 설정에 집중하기 보다는 담담하기 그지없게 서술되는 화자의 이야기를 따라 읽으며 내내 실소를 머금게 만드는 작가 특유의 스토리텔링이 단연 빛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