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마녀, 카밀라 폰 슈바르츠메서 백작은 태양을 관측하는 것이 취미다. 매일 정오, 태양의 모습을 관측하여 그것을 그림으로 남기던 카밀라는 어느 날, 태양의 변화를 감지한다. 그러고는 결코 낮에 외출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백작이 대비하던 그것이 찾아온다. 137시간, 길디긴 엿새가. 소설은 얼핏 평범한 중세 판타지물처럼 전개되지만, 마지막 두 페이지 분량의 반전은 소설의 장르와 그에 대한 독자의 감상을 뒤바꿔 버리기 충분하다. 빼어난 상상력과 그것을 설득시키는 문장의 단단한 힘이 돋보인다.
햇살에서 벗어나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충격 반전이 도사리고 있는 SF 판타지 호러물
2021년 8월 1차 편집부 추천작
137시간, 또는 엿새. 햇빛을 잊어버릴 만큼 긴 시간.
‘밤의 백작’은 결코 낮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괴짜.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를 ‘밤의 마녀’로 부른다. 밤에만 생활하며 강박적으로 햇빛을 피하는 행위를 반복한 지도 10년째다. 심지어 온 성에 천막을 치며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도 햇빛에서 보호한다. 어린 시절 명석하던 백작은 망원경으로 하늘을 관찰하다 무엇인가를 깨닫고 기이한 행위를 지속해왔다. 모두가 백작을 경원시하지만, 그럼에도 로트발트 경은 충직한 기사답게 백작을 섬길 뿐이다. 어느 날, 온몸을 거적데기로 가린 무엇인가가 백작의 성에 찾아오며, 로트발트 경은 백작이 지금까지 숨겨왔던 비밀을 알게 된다.
「햇살에서 벗어나」는 마녀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것만 같은 중세풍으로 시작하지만, 중반부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섬뜩한 코즈믹 호러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단순히 이해를 할 수 없는 괴현상만 등장하는 게 아니라, 그 괴현상이 빚어내는 그로테스크한 광경의 묘사까지 일품인 작품이다. 이야기의 진상이 밝혀지는 결말부에서는 어느새 안타까운 한숨을 토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백작은 왜 햇빛을 피하는 걸까, 햇빛을 받으면 백작에게는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질문에 대한 답은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