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이 해금을 혀거를 드로라

  • 장르: 로맨스, 역사 | 태그: #고려 #고려가요
  • 평점×40 | 분량: 97매
  • 소개: 출가당한 왕자 정윤. 어느 날 왕후가 정윤이 유폐된 암자에 회임을 기원하는 불공을 드리러 오는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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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백 일 내에 회임하지 못하신다면 어찌 됩니까.

왕자 정윤은 유폐되었다. 그가 머리를 깎고 불공을 드리는 암자에 왕후 효가 회임을 기원하는 불공을 드리러 온다. 그가 백 일의 치성 동안 기대하는 것은 하늘의 기적은 아니다. 정윤에게도 왕족의 피가 흐르고, 왕족이라는 증표가 남아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처음부터 그럴 용도로 챙겨진 것이 정윤의 생명이므로. 한편, 효가 회임하지 못한다면 그의 호위무사인 유비자는 효를 베어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가 그럴 수 있을까. 왕과 세자라는 자리를 두고 권력과 성이 복잡하게 얽히는 배경을 뒤로 한 채, 세 사람의 감정은 청명하고 단아하기 짝이 없다.

『사슴이 해금을 혀거를 드로라』는 제목이 되는 청산별곡은 물론이고, 정석가와 동동, 만전춘 등 현재 남아 있는 고려 가요를 인용, 변형하여 작품 곳곳에 인용한 실험적인 문체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형태의 개성도 또렷하지만, 고려 가요는 민생의 삶과 정서를 실감나게 담아 낸 속요가 대부분인만큼 작중 내용 역시 파격적이고 흥미롭다. 출가당한 왕자인 효와 왕의 아이를 잉태해야만 하는 왕후 효, 그리고 그를 감시하는 호위무사인 유비자의 기이하면서도 아련한 삼각관계가 비현실적인 문체로 펼쳐진다.

2021년 6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학창 시절, 고전 한국 문학을 가지고 씨름했던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법 하다. 악명 높은 관동별곡은 물론이오, 발음도 낯선 백제 가요와 고려 가요는 어찌나 해석이 어렵던지 한국말이 아니라 외국어를 읽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 어렵디 어려운 가사 속에서도 작가는 이야기를 발굴해냈다. 같은 이야기라도 새로운 시각과 작법으로 써내려가면 얼마든지 참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왕의 사생아로 태어나 머리를 깎고 중이 된 정윤과, 회임하지 못한 왕후 선우효, 그리고 100일 동안 회임을 하지 못 하면 효를 베어야 하는 호위무사 유비자의 이야기가 얽혀든다. 효는 정윤과의 관계를 통해서라도 아이를 낳으려고 한다. 동시에 세 사람은 서로를 사랑한다. 그러나 치정을 두고 다투는 ‘삼각 관계’가 아니라 골고루 모두와 몸과 마음을 나누는 안정적인 ‘삼각형’의 사랑이다. 이 사랑의 결말은 어떻게 흐를까. 정윤은 효를 회임시킬 것인가? 유비자는 결국 효를 벨 것인가?

오랜만에 고등학교 국어 시간을 추억하며, 혹은 앞으로 다가올 국어 시간을 대비하며 글을 읽어 보자. 고려 가요의 서정적인 매력이 읽는 내내 여러분을 에워쌀 것이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쳥산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쳥산애 살어리랏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