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있다면 도무지 용납하지 않았을 것만 같았던 일이 세상에는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한다. 그런 일을 알게 된 것일까, “신은 뒤졋다.”라며 독설과 욕설을 트윗에 쏟아 내던 주인공은 별안간 신의 초대를 받는다. 요즘 인기 있는 밈을 쓰고, 권능이라고 보여준 게 따뜻한 물 한 잔인 조촐한 신은 주인공에게 나름대로 직무 유기 혐의에 대해서 변명을 해 나간다. 재기발랄한 문체로 표현한 신은 제법 파격적이다. 존대말을 쓰고, 의기소침하기도 하며, 고작 인간 하나에게 세상이 일어나는 이치를 친절하게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더니, 마침내 주인공을 소환한 이유를 밝히는데…….
각자가 생각하는 신의 모습과 존재의 의의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어쩌면 혹자는 작품 속 신의 질박함을 아쉬워할 수도 있고, 혹자는 신의 입을 빌어서 이야기하는 작가의 사상에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보편성이다. 신이 정말로 있다면 세상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하는 질문은 살면서 한 번쯤은 누구나 품을 수밖에 없으므로 극락이나 천국과는 먼 요즘 세태에서는 그런 질문이 더더욱 자주 떠오른다.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 이 소설은, 신이 존재할까, 존재하지 않을까를 고민해 본 적이 있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생각할 거리가 필요하다면, 이 작품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