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햇살이 스며드는 아침, 싱글맘인 혜주는 여느 때처럼 아들 준의 등교 준비를 하고 출근을 서두른다. 전자 스크린에 떠오른 정보들을 단순하게 터치만 하여 넘기는 기계적인 업무에 매진하는 동안에 회사 로비에 지인이 찾아왔다는 메시지가 뜨지만, 딱히 찾아올 만한 상대가 떠오르지 않던 혜주는 보험판매원이 아닐까 하고 무시한다. 다음 날, 직장 동료가 바에서 만난 남자에 대해 호들갑스럽게 늘어놓는 묘사가 묘하게 혜주를 불안하게 하는데.
모자 가정의 단란한 아침 장면으로 시작되는 「커스터디」는 머지 않은 미래에 실현될 법하고 피부에 와닿는 기술들이 발전된 일상의 모습을 그려 낸다. 그러나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단순 작업에 동원되는 노동이라든가, 드론이 당일 택배를 정확하게 배달되지만 한 주가 넘도록 지연되는 등의 장면들이 이 눈부신 일상이 어딘가 어긋나 있는지도 모른다는 단서를 제공하며 점차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주인공을 찾는 낯선 이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까? 이 세계에 감도는 불안함의 근원은 무엇일까? 결말까지 이른 후에는 ‘커스터디’라는 제목의 절묘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