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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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좀비중단편 류은파 / 호러, 로맨스“내가 너를 죽일지도 몰라.”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친구 세온. 두 번이나 고백 끝에 차였지만, 그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나’는 물불 안 가리고 그에게 달려간다. 자신이 위협이 될 거라고, 자기 곁을 떠나라는 그의 말에, ‘나’는 곁을 지키려 한다. 그리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오랜 ‘나’의 ‘그’에 대한 욕망이 발현을 시작하는데… 「디어 마이 좀비」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자와 그를 짝사랑하는 주인공 둘의 이야기만으로 100여 매 분량을 채웠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물과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다 급발진처럼 정신이 붕괴되는 주변인의 모습은,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배경이다. 그러나 본작에선 화자의 세온에 대한 집착과 갈망을 드러내는 과정이나, 종국에는 폭발에 이르기까지를 나름 설득력을 갖추면서도 흡인력 있게 풀어낸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작가분들이 힘이 될 수 있도록 흥미롭게 보셨다면 단문응원이나 공감을 눌러주세요.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에 자동 응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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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리낙원(別離樂園)연재 이연인 / 판타지, 로맨스#편집부가 추천하는 출판 작품천한국(天韓國)의 2황녀, 예현친왕 이진원은 스스로의 뜻과는 무관하게 전장에 던져졌다가 몸과 마음에 모두 깊은 상처를 입은 채 귀환했다. 구국의 영성(英星)이라는 찬사도, 자손 10대가 먹고 살 수 있을 금산은해(金山銀海)도, 사모지정으로 가슴을 끓이는 무수한 뭇 남자들도 진원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전화(戰火) 속에 두고 온 이를 그리며 밤낮으로 고통스러워하던 진원은 자포자기한 나머지 극단으로 치달았다. 한때 목숨을 걸고 싸웠던 나라와의 화친혼에 자원해 천하만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혼인을 둘러싼 온갖 불길한 풍문들도 진원의 눈썹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누가 되었건 텅 빈 마음을 채울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백만 리 바닷길을 건너 온 진원의 정혼자는 천세에 다시 나오기 어려울 절세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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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티온의 항로중단편 아부 / SF, 추리/스릴러“이건 명령이 아니야, 선택이야.”승무원 6명이 2500년 동안 동면 항해를 반복하며 목적지를 향하는 프로메티온호. 함장 레이나는 다음 100년의 동면을 거치기 전에, 잠깐의 점검을 거친다. 그런데 항법실에 마지막으로 앉아있던 사렌이 다음 점검 기간에 실종되고 만다. 함장은 실종 원인을 찾다가 프록시마 센타우리 방향에서 온 정체불명의 외부 신호를 포착하게 된다. 「프로메티온의 항로」는 흥미로운 설정을 기반으로 집필된 작품이다. 한정된 우주선 공간은 이렇다 할 위협도 없이 긴장을 만들어내기 좋은 여건이다. 누군가의 실종과 그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은 지난하지만, 반전과 함께 깔끔한 마무리가 완성도를 높여준다. 다만 초반부에 반복되는 점검 과정은 독자에 따라 다소 지루할 수 있겠다. 장르적 특성을 감안하고 본다면 쉽게 읽히리라.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작가분들이 힘이 될 수 있도록 흥미롭게 보셨다면 단문응원이나 공감을 눌러주세요.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에 자동 응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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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출구중단편 김완 / 판타지, 기타“내 인생은 이미 몇 년 전에 실패했다.”잦은 지각 때문에, 오늘은 늦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평소 이용하지 않던 4번 출구의 길고 가파른 계단을 이용하려다가 민석은 그만 처음보는 나선형 계단과 마주한다. 그러더니 난데없이 형광색 구체가 나와 ‘토끼에게 3번 붙잡히면 게임이 종료된다’는 말을 남긴다. 이내 뒤에서 거대 토끼가 쫓아오고, 3분마다 제공되는 기이한 과제들을 풀어내야만 하는 압박에 민석은 몰린다. 과연 그는 지각하지 않고 회사에 도달할 수 있을까? 「4번 출구」는 마침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8번 출구>랑 제목이나 배경이 비슷한지라 독자들의 오해를 부를 수 있겠다. 저자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소개글처럼 본 작품은 영화/게임 <8번 출구>와는 다른 방식과 내용이다. 지각 위기에 빠진 한 신입사원이 내면 속에 자신을 옥죄던 열패감을 풀어내는 과정은 나름의 흥미로운 읽을 거리를 제공한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작가분들이 힘이 될 수 있도록 흥미롭게 보셨다면 단문응원이나 공감을 눌러주세요.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에 자동 응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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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잡기중단편 에이켄 / 호러, 추리/스릴러‘그림자에 잡히지 않을 거야… 절대로.’해 질 녘쯤에, 길게 늘어난 그림자를 서로 밟아 술래를 정하는 놀이인 ‘그림자 잡기’를 아이들과 하던 ‘나’는, 그만 놀이 중에 학교에서 잠들어버린다. 밤중에 깨어나 아무도 없는 학교에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기괴한 무언가와 마주치게 된다. 그것은 그림자를 받침대 삼아 빠르게 뒤쫓아오는데. 「그림자 잡기」는 어린시절의 악몽을 되짚는 화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법 긴박감 있게 전개된다. 혼자 밤중에 학교에 남으면 어떨까? 그런데 무언가 나를 뒤쫓아온다면? 보통 학교 괴담은 이 지점에서 흥미를 유도하고, 소구력 또한 항시 유효한데, 이 부분을 잘 활용한 작품이다. 마무리 또한 적절하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작가분들이 힘이 될 수 있도록 흥미롭게 보셨다면 단문응원이나 공감을 눌러주세요.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에 자동 응모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