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목의 여왕과 검은 관.

  • 장르: 판타지 | 태그: #브로파인 #브로파인의모험
  • 분량: 25회, 220매
  • 소개: 왕을 섬기지 않는 베텐 가 자제 파비엥이 계모인 사만다가 생모 파엔나의 물건들을 모두 불태우려하자 유품 목걸이만을 빼앗기지 않으려 버려진 성당 로텐으로 도망을 가 숨겨두었으나. 파... 더보기

(구) 브로파인의 모험 – 14

21년 2월

“비오나든의 심장을 찌른 카다른의 검 루칠란은 지금처럼 꺾인 채 구부러졌다. 연인의 달콤한 피에 빠진 루칠란 검은 미쳐버렸지. 여왕을 살해한 카다른은 비오나든의 시신을 들어 아파텐 성의 지하로 향했다. 구 레딜센 왕국의 유산으로 가는 길을 막아버리고, 카다른의 경고를 따라 군주를 잃은 신 레딜센 왕국은 부족으로 나뉘어 모래 속으로 사라졌다. 붉은 모래 부족은 카다른의 말에 따라 사일런 가드들은 홀로 살게 되었다. 검 루칠란을 버려 중간에 그만 두든지 그리하지 않은 이상 말이다. 붉은 모래의 여인 레시니아가 사일런 가드 모두에게 축복을 내린 탓에 카다른과 같은 사일런 가드들은 스스로가 가진 검 루칠란의 힘을 경계해야 했지. 검 루칠란이 카다른의 소중한 연인이었던, 비오나든의 피 맛에 정신을 못 차려 사용자 카다른까지 미치게 만들었으니, 주의해야 할만 했다. 카다른은 루칠란을 제어해 어쩔 수 없이 비오나든을 살해하기까지 참아냈다만, 다른 사일런 가드들은 각자 가진 검 루칠란이 사용자를 유혹해 그들이 아끼는 사람의 피를 마시려 할 테다. 사일런 가드들이 모두 뿌리칠 거란 보장이 없지 않느냐?

평생을 혼자로 살게 된 사일런 가드, 왕국에서 갈라져 따로 살게 된 붉은 모래 부족이 외세에 맞서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모여서 신 레딜센 왕국이 탄생했을 때도 아란드의 군주 센다트를 상대하는데, 침혈자 카다른과 여왕 비오나든이 힘을 얻기 전까지는 힘들었지 않았었느냐. 내가 속한 곳이지만, 검은 교단이 영리하게 레시니아 사막에 손을 뻗었다. 서쪽에서 등장해 교단이 태어난 곳을 장악하고, 동쪽으로 향하여 사방으로 자신들의 세력을 뿌리내리는데. 서쪽과 동쪽의 교두보가 되는 레시니아 사막은 필연적으로 차지해야 할 곳이었다. 검은 교단은 레시니아 인들에게 보기 드물게 붉은 모래 여인을 믿는 걸 보장해주어 아무도 모르게, 교단 세력 안으로 들였다. 레시니아 인은 검은 교단 아래 하에 받은 의심스러운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레시니아 사막을 노리는 자는 검은 교단의 시선 속에서 교단이 풀어놓은 독을 마셔 숨을 거두었지.

검은 교단은 피의 연인인 카다른과 비오나든이 보여줬던 힘을 보고 싶어 했다. 검은 교단의 비밀을 지켜줄 그들만의 사일런 가드들을 만들려 했다. 고아들을 데려와서 동반자가 될 새끼 늑대를 붙여주고, 붉은 모래 부족이 사일런 가드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할 시험을 베껴 와서 검은 교단에 맞는 방식으로 단련을 시켰다. 검은 교단은 결과를 얻어내었고, 카다른의 경고를 무시하여 얻은 효과는 어마 무시했다. 처음에는 검은 교단이 세워진 미들린스에서, 교단의 뜻을 거스르는 자들을 살해하고 저항 세력의 뿌리를 뽑는데 큰 일조를 했다. 그러나 카다른의 경고대로 부작용은 금세 나타났지.

늑대는 크기가 불어나 커졌다. 그리고 늑대를 동반자로 둔 검은 교단이 양성한 사일런 가드는 검 루칠란의 속삭임에 넘어가 죽일 필요가 없던 사람들까지 해치면서. 미들린스에서는 사람들의 원성에 검은 교단이 흔들릴 뻔했지. 검은 교단의 고위사제 자일로가 나서서 해결한 덕에 사건은 종결이 되었다. 검은 교단이 첫 번째로 길러낸 사일런 가드들과 그들의 동반자인 늑대들은 실패했고, 고위사제 자일로가 모두 끝까지 찾아내어 죽이려 했었다. 검은 교단은 첫 번째 사일런 가드를 추격 중이며, 처음부터 사일런 가드 양성을 반대했던 자일로를 불러내어 두 번째 사일런 가드 양성에서 사고가 나지 않게 감독을 시켰다. 운 좋게 살아남은 검은 교단의 첫 번째 사일런 가드들은 울프린 러너라 불렸다. 그들은 북쪽 우툴란 산맥을 넘어서 도망갔지.

두 번째는 처음과는 방식이 달랐다. 검은 교단에서 시키는 건 무엇이든 하는 노예와도 같은 하수인들이 있다. 맹목적으로 명령에 복종하는 자들이지. 동공에는 초점이 없고, 눈빛은 흐릿하지. 맹목자들을 두 번째로 키워낼 사일런 가드의 동반자로 붙여 주었다.

검은 교단이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선택된 아이들은 교리를 배우며 싸우는 방법을 배웠다. 그들과 같이 부름을 받아 온 맹목자가 한 아이에 한 명씩 배정되었다. 아이들이 살인병기로 훈련을 받는 동안에, 후보가 된 그들이 심적으로 무너지지 않게 받쳐 주었다. 아이를 레시니아 사막에 놓고 맹목자와 같이 물도 없이 샘을 찾아내며, 어쩔 때는 아이 혼자서 검은 교단의 정예 사병과 싸워야 했지.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맹목자는 도움을 주는 것 보다는 정신만이라도 멀쩡하게 기둥의 역할만 해왔다. 허나 사일런 가드가 될 아이가 운이 없어서 죽음에 가까워진다면, 만일의 경우가 없게 맹목자는 독을 마셔서 아이 곁에서 함께 죽어간다.

아이가 끝까지 살아남으면 맹목자와 같이 살아가기라도 할 것 같더냐? 마지막 시험에서 두 번째 사일런 가드의 양성 방식에 차이점이 있지. 훈련 때에 그래왔듯 아이는 맹목자와 대련을 하나, 아이는 모르는 상태로 목숨이 걸린 채 칼부림이 시작된다. 동반자인 맹목자가 그간 돌봐주었던 아이에게 상처를 입히면서, 사일런 가드가 될 아이는 마지막 시험에서 자신이 무얼 해야 할지 깨닫게 된다. 자신 곁에 있어주었던 맹목자를 죽이던가, 자신이 살해당하고 마지막 시험의 제물로서 존재 목적이 사라진 맹목자도 스스로를 찔러 죽음으로서 둘 다 죽던지. 맹목자를 죽여야 시험을 통과해 검은 교단의 두 번째 사일런 가드가 되는 것이다.

카다른이 비오나든을 검 루칠란으로 살해해서, 검날 끝이 꺾였잖느냐. 두 번째 사일런 가드들이 가진 검 루칠란도 그리 되었다. 검은 교단의 시험을 통과해 사일런 가드가 된 아이의 검 루칠란을 폭주해 사용자가 잠식되기 전에, 검 루칠란을 빼앗는다. 죽은 사일런 가드의 동반인, 맹목자는 시신이 관에 놓이고, 안에다가 붉은 모래를 뿌려준다. 시신 위에는 달아오른 검 루칠란이 놓이지. 검 루칠란을 여신 레시니아의 피로 젖은 붉은 모래 속에서 배를 채우며 안정을 되찾고, 얌전해 지지. 힘을 얻음과 동시에 위험해질 우려가 있지만, 안정적으로 검 루칠란을 사일런 가드가 다룰 수 있게 되는 게다. 시험은 끝났다만, 사일런 가드가 검 루칠란을 가지러 지하에 보관된 맹목자의 시신이 담긴 관을 찾아간다. 미연을 대비해서 조금의 낌새라도 보이면 그 자리에서 죽이고 루칠란을 회수해 간다. 자칫하면 폭주할 수 있으나 첫 번째 사일런 가드를 양성하면서, 그리고 두 번째 사일런 가드를 만들기 위해 준비한 방법이 마련되기까지, 가장 안정적인 방식을 찾아내려 희생되었던 숫자와 사고들에 비해서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두 번째 사일런 가드를 길러낼 방법을 찾는 중에 생겨난 것들이 있는데, 밖에 불을 지르고 동물 머리 가죽을 뒤집어쓰고 섬뜩하게 모여 있는 놈들도 그 산물 중 하나지.

자일로가 검은 교단만의 사일런 가드를 만드는데 반대는 했다만, 카다른과 책에 대해 알지는 못하나 ‘그대가 나를 부르니.’의 레빈도르가 경고한 ‘재결합’으로 얻는 힘에 대해서는 눈여겨보았던 모양이다. 검 루칠란에서 심장이 박동치는 걸 느낄 수 있다. 들리지 않느냐?”

다르마타가 검 루칠란의 날을 파일 귀에 가까이 가져가자, 심장이 맥이 뛰는 소리가 들렸다.

“비오나든, 맹목자, 희생된 자의 영혼 일부가 루칠란에 담긴 게지. 내가 사일런 가드가 되기 위해 함께 했던 맹목자를 이 루칠란 검으로 찔러 살해했다. 자일로는 카다른이 비오나든을 희생해 얻은 그 힘 이상을 원한다. 나의 동반자인 맹목자를 되살려서, 우릴 재결합 시켜 자신에게 반대하는 검은 교단 세력과 세상을 굴복시켜 교단의 주인이자 신을 불러내려 하는 것이다.

소녀여, 난 네가 누군지 안다. 자일로는 너의 친구들이 북쪽 제국 변방인 옛 두플리 가의 영지 크로치포크에 갔다 온 걸 알고 있다. 정말 우연히 지나가는 너희를 발견해 사람을 붙여 감시하게 한 듯싶더냐? 너도 이쯤 되면 알게다. 그렇지, 재결합을 위해 나의 동반자를 되살리려 크로치포크를 찾아갈 계획을 준비 중이었던 게다. 유령 기사 두플리 공과 협상한 다음, 묘지기를 이용해 부활을 시킬 예정이었다.

유령 기사 두플리 공은 레시니아 사막에 가본 적도 없고, 그 시절에 살지 않았지만. 가문이 가진 서재에 있던 레빈도르의 책에서 재결합의 위험성을 인지했던 게다. 오랫동안 유령 기사로 살아가면서 멍청하니 앉아만 있던 건 아닌 게지. 그래서 검은 교단의 고위사제 자일로는 유령 기사이자 크로치 포크의 주인인 두플리 공을 없애고, 그 자리에 두플리 엘리스를 앉히려 했던 게다. 묘지기 자신들이 사고를 쳤지만, 그들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며 따라야 한다는 거지. 자일로가 하려는 짓이 위험한 것을 아는 검은 교단의 주축인 반대 세력이 아무것도 모르는 협력자 두플리 엘리스를 속여서 관에 가두어, 미들린스로부터 멀리 동쪽으로 지하무덤 토리스에 숨겨놓았다.

불행하게도 대성당의 사제인 뮈켄 바우어가 지하무덤 토리스 근방에서 벌어지는 일을 막으려 나서는 바람에, 두플리 엘리스가 든 관이 대성당에게 넘어갔다. 예전에 대성당의 사제 하나가 타락해서 제국이 위치한 아팔린스 대륙을 뒤흔든 적이 있었지. 대성당의 인물 하나가 힘에 눈이 멀지 않더라도, 검은 교단인들은 곳곳에 심어져 있어 관이 중요하지 않은 거라 판단하게 만들어 관리를 소홀하게 해서 자일로의 편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돌려 언제든지 빼낼 가능성이 없잖아 있었다. 자일로가 손을 쓰기 전에 요술쟁이 브로파인이 자신의 친구를 시켜 빼돌렸다! 능구렁이 같은 늙은이지. 하지만 너희들은 너 같이 검은 교단의 신이 나에게 이끌어 와서 알게 되지 않는 한 일이 끝날 때까지 몰랐을 수도 있겠지. 브로파인이 두플리 엘리스가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 해서 막아야 한다는 말에 믿고 따라온 너희가 무얼 알겠느냐?

요술쟁이 브로파인이 단순 무식하게 두플리 엘리스가 친 사고만을 보고 재앙이 올 거라 여겨, 두플리 엘리스를 쫓았다 믿느냐. 브로파인이 현자는 아니다만, 해야 할 말이 있고 지킬 것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이다. 사일런 가드가 비밀 간수를 위해 말을 하지 않다시피 살았지 않느냐? 그거랑 똑같은 게다, 얘기 해주었다가 너희들이 잡히든 생각 없이 얘기하다가 브로파인의 목적을 발설해 침혈자 카다른이 경고한 ‘재결합’의 힘이 세상천지에 알려지지 않게 하려 했던 게지. 그래서 너희들에게는 일부러 두플리 엘리스를 따라가는 이유를 말하지 않은 게다.

이 세계에 발을 들이려는 검은 교단의 신은 우릴 돕고 있다! 네가 우연찮게 내 앞까지 온 듯싶으냐? 레빈도르가 쓴 책 유나텔 콜리안을 가져오라 시킨 자일로는 ‘재결합’은 아나, 신에 대한 신앙심만 넘쳐나서 책에 관심이 없어 잘 모르지만, 모두들 언급하기 꺼려하는 검은 교단 신의 이름 중 하나인 모르질라가 자일로를 지켜보며 그가 하는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건지. 하찮은 부하 놈에게 시킬 일을 나에게 맡겼지. 레빈도르가 경고하는 책이나, ‘재결합’을 알려주는 내용이 있어서 그것의 위험성을 알아 책방 주인이 날 막은 건지는 모르나. 저항은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 놈 머리통은 책방 바닥에서 뒹굴고 있을 게다.

아무래도 모르질라는 기다리기가 지쳤나 보구나. 망자들의 땅 중 하나이자, 나의 동반자를 살릴 크로치포크의 묘지기들은 해방되었다. 모르질라가 널 나에게 데려온 건, 내 루칠란 검에 담긴 동반자의 영혼이 살아갈 육체로 적합하다는 뜻이겠지. 난 꿈을 꾸었었다, 거기서 널 만났었지.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내 동반자였지. 사일런 가드인 내가 시시콜콜하게 잡담이나 나누자고, 네 머리가 몸에 붙어 있게 내버려 둔 게 아니다. 자, 보아라. 곧 네가 맞이해야 할 진정한 모습을.”

다르마타가 검날 옆면을 보여주고, 파일은 날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이 아닌 어느 한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묻겠다. 내가 누구지?”

다르마타가 한쪽 무릎을 꿇고 손을 내밀었다. 자신도 모르게, 파일은 벅차오르는 감정에 정신이 어지러웠다. 파일 그녀 자신의 감정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떨리는 입술, 파일은 입을 열어 말했다.

“내가 돌봐야 할 존재 사일런 가드, 다르마타.”

파일은 다르마타의 손을 잡았다.

“우린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 동반자여. 이제는 내 손을 놓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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