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목의 여왕과 검은 관.

  • 장르: 판타지 | 태그: #브로파인 #브로파인의모험
  • 분량: 25회, 220매
  • 소개: 왕을 섬기지 않는 베텐 가 자제 파비엥이 계모인 사만다가 생모 파엔나의 물건들을 모두 불태우려하자 유품 목걸이만을 빼앗기지 않으려 버려진 성당 로텐으로 도망을 가 숨겨두었으나. 파... 더보기

(구) 브로파인의 모험 – 10

21년 2월

“저 방입니다.”

로무스가 팔을 뻗어 가리켰다.

“고맙네. 내가 뭐 알아야 될 사항이라도…”

집사는 등을 돌려 가있었다. 브로파인이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

“됐네.”

브로파인이 중얼거리고는 그가 가야될 방으로 가다가. 티시아와 파일이 있는 방의 열린 틈으로 탁자 앞에 앉아 있는 걸 보았다. 둘은 파일이 쓴 책을 읽고 있었다. 브로파인은 자신이 머물 방으로 향했다.

방에는 벨롱그가 바닥에 앉아 있었다. 브로파인은 문을 닫고 침대에 등을 대어 몸을 폈다. 구운 소금 냄새가 나고 브로파인이 맡다가 고개를 움직였다. 희미하지만 푸른빛을 띄는 창백한 피부의 여인이 눈을 뜬 채 누워있었다. 브로파인이 팔꿈치로 침대를 짚고 허리를 일으켰다. 브로파인이 손을 가져가 그녀 눈 위에서 흔들어 잠든 건지 확인했다.

반응이 없었고, 여인의 코에 귀를 기울이는데.

“잠이 안 오나 보오.”

브로파인이 놀라 침대에서 나왔다. 여인 쪽 옆에 오늘 관을 매고 있던 자가 바닥에 누워 몸 반절을 침대 밑에 들어간 채로 배 위에 두 손을 모아 천장에 시선을 두었었다.

“자네가 왜 여기 있나? 감옥에 있을 줄 알았는데.”

브로파인이 물었다.

“나도 차가운 돌바닥이 마음에 들어서 감옥에 있었으면 좋겠소만. 내 출신이 크로치포크에다가 묘지기인지라 땅을 파서 도망갈 우려가 있다고 당신이 머물 방으로 데려다 주었소.”

“두플리 가의 영지에서 살았었다는 건가. 묘지기라고?”

브로파인이 지팡이를 찾자, 묘지기가 말했다.

“오해하지 마시오. 두플리 가문의 배신자 엘리스가 술수를 부려 묘지기들이 유령 도시를 만들기 전에 떠난 사람이오. 유령이 된 그들과는 다른 부류라 해야 할 것이오.”

문이 열리고 브로파인이 몸을 돌렸다.

“나요, 요술쟁이. 사제 뮈켄 바우어.”

뮈켄이 들어오며 말했다.

“방에서 잘 지낼 만하오?”

“그거야 두고 볼 일이지. 자네 몰래 들어온 건가.”

“그런 셈이오. 그대를 도와주러왔소이다. 소금 도둑 건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 말이오. 함께 사건의 진상을 밝힌다면 당신도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게 될 거요.”

뮈켄이 말하고, 브로파인의 시선이 묘지기에게로 향했다.

“그전에 기도를 해야겠소. 바빠서 신께 기도드리지 못 했소.”

뮈켄이 의자에 앉아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이보게, 묘지기.”

브로파인이 말하려다가 뮈켄을 보고 이내 그만두었다. 기도를 마치고 뮈켄이 입을 열었다.

“모나 자매가 이하멜 마을에 소금을 잃은 것에 배상을 요구하고 있소이다. 도둑도 잡혔고, 마을 사람들 탓이 아니라 모나 자매의 멜로나에게 자초지종 설명해 설득했소. 내말을 듣기는 하는데 고집을 물리진 않더군. 오해를 푼다면 서로 만족이 되는 결과를 볼 수 있을 거요.”

“뮈켄. 자네 뜻은 알겠네. 멜로나는 배상을 원하는 게 아닐세. 내 친구인 멘소르의 아들 비에르탄과 좋지 않은 일이 있었던 것 같네. 무얼 훔치기는 했네만, 도둑질을 일삼는 사람은 아니라네. 멜로나는 비에르탄을 찾아내려고 다른 이유를 들어 날 떠나지 못 하게 하는 게지.

뮈켄,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네. 자네가 로플란 도시 내에 존재하는 우레아엘과 전능자를 믿는 신전과 성당, 기사단 성소를 찾아가야 하네. 검은 교단에서 내부분열이 일어날 거네. 로플란이 시작점이 될 것 같네.

검은 교단에 대해 들어는 봤나? 고대 지하무덤에서 비밀리에 모임을 갖고 귀중한 유물을 쌓으며 근거지를 차리다가 대성당에 걸렸지. 그 지하무덤을 가본적은 있네만, 검은 교단이 마수를 뻗기 전이라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네.

교단은 그들의 신을 불러내려 했다는군. 제물을 바쳐서 말이지. 가만…”

브로파인이 생각에 잠겼다.

“고대 지하무덤 토리스. 내가 발견했소. 기사들은 그들 일이 있으니까 모두를 돕지 못하오, 대성당의 사제로서 내가 변고를 당한 이들을 내버려 둘 수가 있겠소. 인신공양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주변 마을을 찾아갔지. 모두들 검은 교단에 대해 말했다가 보복을 당할까 꺼내기를 두려워했소. 내 힘으로 알아낼 수 있는 것까지 얻어내고, 해를 가하려는 교단 놈들을 처리하니 그제야 입을 열었소. 그걸 토대로 지하무덤 토리스에 교단이 비밀스런 모임을 갖는다는 걸 알게 되었소.

그때 함께 했던 사제이신 위빌라 덕에 내가 제물로 바쳐질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끌어 대성당의 도움을 적절한 순간에 받을 수 있었소. 거기서 우린 관 하나를 발견했소. 잡힌 자들을 풀어주고 토리스에서 교단이 비축해둔 것들을 살폈소. 어디에 쓸지 모를 눈알도 한가득 모아놨더군.

교단에서 분열이 일어난다 했소? 토리스를 찾아내는데 누군가 날 돕는다는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었소. 누군가 토리스에 있는 교단 인물을 없애주기를 원했다는 거군. 내 로플란 도시 내에 있는 대성당 형제자매들을 찾아가 말해보겠소.”

“자네 밖으로 나갈 때 주의하게. 자네를 계속 주시하고 있을 수도 있네.”

브로파인이 말했다.

“브로파인, 걱정 마시오. 신들의 가호가 우리와 함께할 것이오.”

뮈켄 바우어가 말하자 브로파인이 고개를 저었다.

“우레아엘은 빼고. 그녀는 탐탁지 않아서 말이네.”

“이럴 때, 파리스가 그립군. 그가 있었더라면, 몰래 내보내서 상황이 어떤지 확인했을 텐데.”

의자에 앉은 브로파인이 연초 말고 차 잎과 물을 넣어 담뱃대에 넣어 피웠다.

“뮈켄은 갔고, 자네 이야기나 들어보지. 침대에 눕힌 그 시신은 누구인가.”

침대 밑 그 자리에 움직이지 않고 있는 묘지기가 그의 말에 답했다.

“나도 모르오.”

브로파인이 기침했다.

“누군지 모른다고?”

“정해주지 않았소.”

“누가 무얼 정해주지 않았다는 건가. 최소한 어느 동화에서는 이름 지어줄 사람이 없으면 신이 붙여주기라도 하지.”

브로파인은 담뱃대를 탁자에 내려놓았다.

“당신이 신을 말해서 하는 소리인데. 당신 생명을 관장하는 여신 우레아엘이 현명하지 못한 존재라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더군. 뮈켄 사제가 신들의 가호가 함께 할 거라 했더니, 우레아엘은 제외해 달라 하지 않았소.”

묘지기가 말하고 허리를 일으켜 침대에 두 팔을 올려 모았다. 그녀가 양손으로 자신의 각 팔을 잡고 턱을 침대에 대었다.

“듣자니 피그맨 족속이 당신을 붙잡았었다 그랬지. 피굴들이 믿는 신이 누구인지 아시오?”

“생명의 여신 우레아엘. 셀라리에르라 부르기도 하지. 자네가 눕혀놓은 시신 다리에 가려서 잘 안 보이네. 산 제물을 그녀에게 바치지.”

“역사를 적은 존재가 벨롱그라서 믿을 수 없기는 하지만, 그들이 만든 책에는 피굴은 우레아엘이 만들었다 말하오. 인간을 자신이 만들어보려 다양한 것을 창조한 존재가 그녀였소. 처음에 손을 댄 게 진흙이었지. 왜 그들이 잡아온 자들을 가지고 진흙탕에서 싸움을 붙이겠소. 그들이 주최한 결투에서 죽은 자들의 피가 진흙을 적시면 거기서, 피라는 생명의 기운을 받아 새로운 피굴들이 태어나 땅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오.

몸이 왜 뚱뚱하겠소. 우레아엘이 무언가 만드는 솜씨가 서툴러 이것저것 붙이다 몸집이 불어난 게지. 만든 방식도 일정하지 않고 뒤죽박죽이라 피그맨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깡마른 자들도 없지는 않소.

흙을 가지고 생명이 탄생하는 것에 영감을 받은 자들이 그녀를 따라했지.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신이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우린 방법을 알아내 전수했소. 만들어 나온 건 초라했지. 참고 만든 끝에 분파가 갈라졌소. 우레아엘이 한 진흙을 통한 방법과 살을 가지고 만드는 것으로 말이오.

우연히 신이 아닌 필멸의 창조자가 사람들이 다진 고기를 인간 형상을 본뜬 것을 소금으로 덮어 구워 만든 음식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냈지. 당신도 소금 냄새를 맡았을 것이오. 저기 누운 것이 바로 음식에서 영향을 받아 연구 끝에 맺어진 결실이지. 다만…”

“말 안 해도 아네. 다만, 살아서 움직이지 않을 뿐이지. 생명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심장은 들어 있나? 얼굴을 보아하니 알겠군. 심장을 깜빡한 모양이지. 아니면 빼먹은 게 다행일수도. 있었어도 살아있지 않으면 없애고 새 거를 끼우는데 고생 할 테니. 됐고, 좀 치우게. 자네가 아끼는 건 알겠지만, 내가 잠을 못 자겠네. 이 방은 침대가 하나지. 관은 어디다 두었나?”

“가져갔을 거요.” 묘지기가 고개를 기울였다. “관은 그들이 가져갔소. 로프플란 시 경비대 말이오. 지금은 로플란이라 부르는군. 육체는 만들었는데, 영혼이 없으니. 이름을 지을 이유를 못 느꼈소. 살아 움직였어도 고민했을 테고.”

“내 저 송장을 자네가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라지는 않았네만. 자네도 그런 반응이 없어 아쉬워하지는 않는군. 자신이 만든 피조물에게 이름을 지어준다는 건 힘들다네. 난 만들 일이 없어서 그 기분을 모르겠군. 이름을 신중하게 달아줘야 한다네. 거기에 담긴 의미를 잘못 해석하면 자네가 생각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일이 흘러갈 수도 있으니.

두플리 영지에서 자네 말고 다른 묘지기들은 유령을 만드는 참사를 만들었지. 그런데 자네가 전수 받은 쪽은 소금과 고기를 쓴다 하지 않았나? 자네 혹시 거기 묘지기가 된 건. 어쩐지 결과가 좋게 나왔나 싶었다네. 이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어. 자네 그럼 묘지기들이 땅에 묻어 바친 시체를 가지고 침대에 눕힌 저걸 만들었다는 소리인가. 유령 도시가 된 이유 중에 하나에 자네 짓도 있겠군.”

브로파인이 말했다. 누군가 오는 소리가 들리자 브로파인이 문에 시선이 향했다. 문이 열리고 눈시울이 붉어진 채 울상이 된 아팔라가 편지를 쥔 채 들어왔다.

“놈들이 내 딸을 납치해갔어.”

아팔라가 눈물을 흘리고 브로파인은 편지를 읽어봤다.

“시장을 협박해서 로플란 시 경비대가 움직이지 못 하게 할 셈이군. 우리가 나서야겠네.”

브로파인이 말했다.

“그렇지만 우린…”

브로파인이 티시아의 말을 끊었다.

“내가 찾아보겠네. 일이 시작되었어. 분열 말일세. 그 남자가 싸움을 벌이고 있네. 지하에서 소리 없이 서로 죽음을 맞고 있겠지.”

“내 딸은 제국 수도에 있었어! 가정교사 일을 하던 애가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건데, 교단이 기다리고 있다가 데려갔어. 편지라도 왔다면 조치를 취했을 텐데.”

“자네의 딸을 가지고 시장을 쥐락펴락 하려 들 걸세. 자네도 알지 않나, 상대를 다룰 수 있는 걸 얻었는데. 요구 몇 번 들어주는 걸로 그들이 만족하고 딸을 돌려보내 줄 것 같나?”

브로파인이 물었다.

“그건 아니지.”

마차가 도시의 열린 성문으로 오고 경비병이 창을 들었다.

“멈추시오!”

마부가 등불을 들고 말을 멈춰 세웠다.

“물건을 운송하는 중이오.”

마부가 말하는 동안, 다른 경비병이 마차 뒤로 가서 실린 물건을 확인했다.

“교단의 신전에서 쓸 유물, 석상에 책 같은 물건들을 가지고 왔소. 난 돈 받고 시킨 대로 가져다주러 왔소. 손을 대면 의뢰자가 굉장히 좋아하지 않을 거요. 그리고 언제부터 이리도 세밀히 검문을 하기 시작한 거요? 이곳은 남쪽 남부 왕국과 북쪽 야만인들이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 아니오. 뭐가 위험하다고…”

마부가 짐칸에 올라 상자를 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이보시오! 물건에 손대지 말라니까.”

마부를 불러 마차를 멈춰 세우고 대화하던 경비병이 자신의 창으로 때렸다. 마부가 기절하고, 경비병은 투구를 벗었다. 경비병으로 위장한 브로파인은 마부를 옆자리로 밀고 자신이 앉았다. 짐칸에 오른 티시아가 상자를 열었다.

“파일, 어서 오게.”

성문 그림자에 숨어있던 파일이 벨롱그를 안은 채 마차로 왔다. 티시아가 상자에 든 필요 없는 물건을 꺼내 버렸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상자로 들어갔다. 티시아는 상자 뒤에 숨었다. 브로파인은 마차를 출발시켰다.

마차가 도시 안으로 들어가고 한 남자가 버려진 늑대의 형상을 한 작은 석상을 주웠다.

브로파인이 버려져 있다가 검은 교단이 쓰고 있는 아우테라스 신전에 오자, 로브를 머리에 뒤집어 쓴 자가 횃불 하나 없이 층계를 내려왔다.

“물건을 가져왔소.”

브로파인이 말했다. 교인은 말이 없었다.

“가져가시오. 당신 혼자서 옮기러 나온 것이오?”

교인이 가만히 있자 브로파인이 지팡이로 가슴팍을 건들었다. 그가 지팡이를 잡고 금화가 든 주머니를 꺼내어 내밀었다. 브로파인은 지팡이를 치우고 돈을 받았다.

“약속한 나머지 반절. 볼일이 끝났음 꺼져라. 의뢰자가 분명히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돈만 받으라 했을 텐데.”

침묵에 잠기고, 교인이 반응하기도 전에 브로파인이 지팡이로 상대의 머리를 쳤다. 브로파인은 쓰러진 교인을 끌고 가는데, 신전 밖으로 무장한 검은 교단 사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몇몇은 다쳤고, 피가 묻어 있었다. 그들 중에 벨트에는 도끼를 차고 손에는 철퇴를 든 사내가 말했다.

“바질이 보낸 거냐? 애송이 녀석이 몇 놈을 더 보내도 소용이 없다 전해라. 알아들었나?”

사내가 사병들과 마차로 가면서 말이 끝나자마자 화살이 날아와 박혔다. 사내가 쓰러지고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사람 형체를 한 자들이 걸어 나왔다. 사병들이 물러서고 브로파인은 마차에 몸을 숨겨 고개를 내밀어 상황을 보는데, 누군가 마차 짐칸에 발을 올렸다.

브로파인이 두플리 엘리스를 보게 되고, 그녀가 말했다.

“물건 가져다 줘서 고마워. 내가 잘 쓸게.”

엘리스가 뻗은 손끝에서 불똥이 튀더니, 끝으로 갈수록 초록색으로 변하는 불덩어리가 날아갔다. 브로파인이 맞았고 엘리스는 마차 앞으로 향했다. 짐칸에서 티시아가 검을 내찔렀다. 브로파인이 몸에 붙은 불을 손으로 털어 껐다. 브로파인은 지팡이를 주우려 했고, 티시아는 검을 몇 번 휘두르다가. 티시아의 검이 손막이를 치면서 놓쳐 떨어뜨렸다.

엘리스는 팔로 티시아를 감아 잡고 검날을 목에 가져갔다.

“내가 몇 년을 살았는데, 새파란 애한테 질 것 같아? 좋은 친구들 내버려두고 바보들만 잔뜩 데려왔네.”

엘리스의 날카로운 이가 드러났다. 그녀가 티시아의 목을 물었다. 티시아의 눈동자가 붉게 물드는 가 싶더니, 푸른빛으로 바뀌었다. 엘리스는 티시아를 마차 밖으로 밀쳤다. 그녀는 입술에 묻은 피를 옷소매로 닦고 침을 뱉었다.

“네들이 그 장미를 어떻게…”

엘리스는 신전에서 나오는 이들을 보고 난 뒤, 지팡이를 쳐내며 마차를 잡으려는 브로파인을 발로 찼다. 엘리스가 채찍을 휘둘러 마차를 출발시키고 브로파인은 뒤따라 가다가 멀어지면서 멈추었다. 티시아가 일어나 목에 생긴 상처에 손을 대었다.

“우리의 두 발로는 아무리 달려도 못 따라잡네.”

브로파인은 티시아에게 말하며 그녀의 갈색 물에 푸른색과 붉은색 물감이 풀어진 것처럼 색이 뒤섞이는 눈동자를 보게 되었다. 목의 핏줄이 꿈틀거리고 브로파인은 싸우는 검은 교단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우선 뒤로 물러나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하지만 도시 밖으로 벗어나지 않을 거네. 도시를 장악하는 걸 끝마쳐야 하니. 묘지기가 준비 해놓고 기다릴 걸세. 신전 안으로 들어가는 건 지하를 통해서 가면 되네. 그녀가 길을 만들어 주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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