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작가님 글을 매우 좋아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 면에서 아주 탁월하시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늘 구구절절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사람이라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적확한 글을 보면 경탄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작가님의 글은, 제게는, 단 하나의 불필요한 동작 없이 이루어지는 발레나 완벽한 체조경기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 글의 핵심이라 할 만한 아이디어(?)가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부터는 모두 스포일러 감추기 기능을 사용합니다.
이 글도 그렇습니다. 길지 않은 (무려 7매!) 분량에 기발하고 재치있는 아이디어는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싱싱한 원고라니! 저는 살면서 한번도 원고를 식재료에 빗대볼 생각은 못 해 봤어요. 그 핵심적인 아이디어로 글은 짧지만 강렬하게 내용을 전달합니다. 갓 캐낸 흙묻은 싱싱한 원고. 그 원고를 사와서 이제 요리할 생각에 들뜬 주인공. 읽는 저까지도 왠지 멋진 글이 나올 것만 같은 기분에 신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 든 생각은- 재미있게도 초반에 소일장 얘기가 나옵니다. 한달에 한번씩 열리는 소일장- 그 연결점이 글 속 상황을 더욱 현실처럼 느껴지게 한다는 거였어요. 주인공은 소일장에 가서 원고들을 구경하죠.
저는 작품 속 ‘소일장’이 ‘브릿G’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브릿G는 작은 시장보는 마트 느낌이긴 하지만 ㅎㅎ 멋지게 공간을 마련한 뒤 원고들을 전시할 수 있는 판을 깔아 주는 거죠. 저희는 제 각기 원고를 늘어 놓습니다. 자기 원고를 파는 사람도 (내 글 홍보), 글 속 노인처럼 다른 사람 원고를 파는 이들(리뷰, 큐레이션 등)도 있죠.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판매자인 동시에 소비자가 아닌가 합니다. 내 글도 팔고, 남의 싱싱한 원고도 구경하고. 그러다 또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받기도 하고요. 딱히 뚜렷한 목적 없이 슬슬 거닐며 재래시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듯이, 브릿G도 슬슬 다니면서 놀라운 글과 멋진 작가님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고요.
그런면에서- 얘기가 리뷰보다 딴대로 새고 있는 것 같긴 한데
– 다시 한번 브릿G라는 공간을 꾸리고 운영해주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 물론, 재밌는 이야기를 써 주신 작가님께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