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x같네 리뷰
- 이세카이
이세카이라고 하면 보통 트럭에 치여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는 일본 만화를 떠올리면 될 것 같습니다.
한때라면 독자가 찢어버렸을 법한 허접한 도입부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달라졌습니다. 스낵컬처와 숏츠의 시대가 왔고, 현실은 점점 팍팍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이야기 속에서라도 가볍고 편하게 결과물만 얻고 싶어 합니다. 고뇌와 노력은 제거되고, 보상만 남은 판타지가 유행하게 된 것입니다.
그것이 이세카이물의 기본 욕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이세계 x같네는 그런 이세카이물의 변주입니다.
이 변주는 일본 만화에서도 이미 나온 방식입니다.
“이세계에 갔더니 거기도 블랙기업이더라”는 식의 변주 말입니다.
다만 이 소설의 차이는 끝까지 희망이 없다는 점입니다.
희망이 없다.
네, 바로 이 지점이 제가 이 작품을 리뷰하게 된 이유입니다.
3. 이 작품의 세계는 희망 없는 모험입니다.
아니, 모험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합니다.
빚쟁이가 되고, 산재처리도 안 되는 일을 하며, 왜 이런 일을 계속하는지 보는 사람 입장에서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입니다.
어라? 근데 재밌습니다.
프롬소프트의 다크 소울을 떠올리면 될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반드시 밝고 희망차야만 몰입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둡고, 불합리하고, 막막한 세계도 충분히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
4. 그렇다면 왜 이 이야기는 재밌을까요?
현실과 너무 닮은 이야기입니다.
블랙기업, 빚, 노동, 착취, 실패, 무력감.
성공도 없고, 행복도 없고, 숭고함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웃깁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말하고 싶어서 이 리뷰를 쓰게 됐습니다.
5.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이 소설이 딱 그렇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을 가까운 현실에 두지 않고, 저 멀리 이세계로 날려버렸습니다.
블랙기업은 던전이 되고, 노동은 모험이 되고, 빚은 퀘스트가 되고, 착취는 세계관이 됩니다.
그 결과 비극은 희극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6. 결국 이 소설을 보고 든 감상은 이것입니다.
인생은 팍팍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답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어쩌면 조금은 웃긴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꼬릿한 블랙커피 같은 작품입니다.
쓰고, 텁텁하고, 희망도 없는데 이상하게 끝까지 마시게 됩니다.
7. Make Americano Great Again-!!!
비극적인 우리의 인생도
다시 위대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1.8리터 양동이 커피 한잔 때리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