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를 넘어서는 인류의 항해 공모(감상)

대상작품: 아스트라(각성) (작가: 오로라재단, 작품정보)
리뷰어: duidu, 2시간 전, 조회 10

오랜만에 SF 소설을 읽었다. 일전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 이라는 김초엽작가의 단편집을 읽은 후, SF소설로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소개로 접한 이 ‘아스트라(각성) ‘에 대해 나는 사실 선입관이 있었다. 하드SF에 대해 전쟁관련한 소설은 확실히 내가 즐겨 읽는 분야는 아니다. 그러나 첫 장에서 명나라 정화의 원정의 장면이나오고, 계속해 읽어나가는 동안 나의 선입관을 넘어서는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소설은 외계인과 인류가 전쟁하는 흔히보던 SF소설의 범주는 확실히 넘어선다. 지금 현재 우리의 자본주의 시스템에 속해 일상을 보내던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지구 위기 앞에서 인류의 가치를 지키고 또 일깨우는 리더로 성장하는지를 과학적 상상력과 인문학적 지식으로 엮어낸 소설이었다.

이 작품을 읽고 느낀점을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자본의 역설과 리더십의 진화

SF소설의 매력은 우리가 당연하고 익숙하게 여기는 현실을 조금 낯설게 만들고, 이 세계관 속에서 작가가 원하는 주제의식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스트라(각성)은 이 생각을 아주 독창적으로 이끌었다. 보통의 장르 소설들이 (요즘 넘쳐나는) 의존하는기적 같은초능력이나 마블히어로 영화의’ 비브라늄’ 같은  가상의 자원은 없었다. 이 소설은 인류의 가장 현실적인 동력인 ‘자본(Capital 또는 Money)을 이야기의 중심에 세웠다.

주인공 유지호의 출발은 서울 도심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출근길 지옥철에서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을 주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을부담스러워하는,착한지만 소시민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점차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 혹은 소명인 인류의 고결한 생명과 가치를 지켜야겠다는 소명을 깨닫고, 용병생활, 그리고 심해인양(천명호, 돈스코이호)이라는 거칠고 위험한 회색 지대를 거치며 막대한 자본을 축적한다.

보통소설에서 이경우 흥처망청 삶의 유희로 이끌기 십상이다. 그러나 우지호가 모은 막대한 부는 개인의 탐욕을 채우는 도구가 아니었다.

닥쳐올 위기에서 인루를 구하기 위해 각 분야의 핵심 인재들(강철호,안나.모로조프,오리온박사 등)을 모으고, ‘오로라재단’ 박사 등)을 모으고, ‘오로라재단’을 설립하는 밑거름으로 자본을 소진했다. 이 과정에서 유지호는 압도적인 초능력이 아닌(요즘에는 여기에 집중하는 소설이 넘쳐나 식상하다), 상처받은 이들을 품고 본인의 희생을 마다하지않는 인간애의 리더가 되었다.

돈이라는 가장 세속적인 물질이 인류구원의 강력한 도구가 되는 과정은 어려운 현생을 살고있는 나에겐 깊은 공감이 되었다.

2. 언어의 상징

소설을 읽어가며 소설속 설정에서 나타나는 언어에 관심이 갔다.

이 소설의 주요 적대 세력은 벨라투르행성의 외계 세력과 그들에 동조하는 지구 내 종속 세력은 에투신(Etusyn) 연합이었다. 흔히 쓸 수 있는 평면적인 이름을 피하고, 작가가 말헀듯 고대 수메르어로 어둠을 뜻하는  ‘에투투(etutu)’와 그리이스어로 연합을 뜻하는 ‘시스(sys)’를 결합해 ‘에투신’이라는 이름을 썼다. 단어 하나 만드는데 인류문명의 기원까지 올라가는 고대어를 통해, 인간 내면에 잠재된 공포와 어둠의 측면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인간내부의 배신과 이기주의가 외계의 위협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음을 이 이름 하나가상징했다고 본다.

이러한 언어적 디테일은 인물에서도 나타났다. 15세기 명나라 정화 함대의 장위 함장과 국제행양법재판소에서의 장웨이 교수, 고대 수메르 엔헤두안나와 오로라재단의 안나 등의 연결은 소설의 개연성과 서사의 깊이를 한층 더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벨라투르 문명에 등장하는 ,유데이몬,이라는 철학적 용어는 나를 한번 더 놀라게 했다.

3. 하드 SF와 스페이스 오페라의 정교한 조화

절대적 우위의 외계세력이 닥치는 지구의 절망적인 상황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지호와 오로라재단의 분투는 하드 SF의 과학적상상력에 터잡아 그 기초를 단단히 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비현실적인 도깨비망망이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의존하지 않는 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 타키온 AI인오로라를 전지전능의 수단으로 쓰지않는 것은 정말 잘한 것 같다.

심해 2,800미터 아래에서 천명호를 인양하는 첨단 수중 로봇(ROV)기술, 1억 큐빗의 양자컴퓨터 구현을 위한 기술적인 장치들, 반물질 에너지의 활용, 그리고 토성위성인 미마스와 엔셀라두스의 궤도 공명을 이용한 전술까지, 이 소설은 정교한 물리학적,역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거대하 우주전쟁을 재밌게 전개해 나갔다.

특히 창조된 양자컴퓨터 AI인 ‘라일라’가 스스로 자아를 획득하고 던진 철학적인 질문-“나에게 마음이라는 것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는 장면은, 고도의 과학 기술도 결국은 인간 본질에 대한 성찰로 이러짐을 보여주는 멋진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적 논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스페이스 오페라의 장엄한 비장미를 끌어낸 작가의 글 쏨씨는 읽는 내내 진심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끝으로 이 소설은 작중에서 음악이 몇곡 소개되고 있다. 생소한 곡이라 일부러 찾아 들어 보았다. 한마디로 감동적이고 멋졌다.

SF소설에 벽을 느끼는  분에게도 이 작품의 일독을 권해본다.

끝부분의 에필로그에 언급된 장면이 후속편을 언급한 것이라면, 계속이어지는 이야기 빨리 만나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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