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이고 풍자라고 하면 납득할 수 있는 부분들입니다만, 사극 배경으로 주인공(여성)이 글을 배우고 싶어한다는(그리고 주위에서는 그걸 반대한다는) 설정은 너무 상투적이라서 몰입이 잘 안 됐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다소 게으른 설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에도, 현대 독자 중에 주인공이 글을 배우고 싶어한다는 설정에 공감할 독자가 과연 있을까도 의문입니다. 비유로서도 상투적이고 심정적으로도 공감이 안 돼서, 솔직히 말해 좀 실패한 캐릭터 메이킹으로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도 비춰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또 비슷한 이유로 무명의 어머니가 덫에 걸린 동물을 풀어주는 장면도 납득이 안 됐습니다. 이 장면은 좀 긴가민가합니다만, 제가 생각하기론 작품 내적인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고 오직 외적인 비유를 끌어와야만 설명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외에는 크게 신경쓰인 부분은 없었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우화적인 요소를 소설에 섞으려다 이도저도 아니게 된 작품.. 인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