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영웅들 이야기 공모(비평) 공모채택

대상작품: 존재의 비용 (작가: 히어로 창작단편선, 작품정보)
리뷰어: 루주아, 17년 6월, 조회 49

오늘 당신이 한 영웅적 행위를 떠올려 보세요. 아무거나요. 정말로 아무거나 사소한 행위라도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나요? 그렇다면, 어쩌면 당신도 ‘존재의 비용’을 지불해 버린게 아닐까요? 

 

당신이 보는 세상은 어떤가요? 당신의, 아니 우리의 세상은 비틀려 있지 않나요? 부조리로 가득한 우리 사회. 이런 사회를 바꾸려면 개인의 노력으론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렇죠. 우리에겐 초인이 필요합니다. 개인이 바꾸기에 세계는 너무나도 단단하고, 거대하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이야기가 아닌, 논 픽션인 이 현실에 초인이 정말 존재하나요? 

 

냉정하게 말하면, 초인은 없어요. 다들 인간일 뿐이죠. 소설에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에겐 지불할 만한 적절한 대가가 없습니다. 불타버린 고향 행성도, 거미 토템의 선택도, 조 단위의 자산도, 아무것도요. 그럼 우리는 당연 초인이 될 수 없잖아요. 그럼 우리 사회는 계속해서 이 모양이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이쯤에서 다시 한 번 물어보죠. 여러분 오늘 당신에게 온 작은 도움을 떠올려 보세요. 작고 사소한 거라도요. 하나쯤은 있지 않나요? 당신이 짐을 들고 문을 가는데 누가 앞에서 잡아 줬다거나,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 줬다거나, 당신의 어깨를 쳐 지갑이 떨어진 것을 알려 주거나, 뭐 그런 사소한 것들을요. 누가 그렇게 해 줬죠? 어쩌면 그건, 존재의 비용을 지불해 버린 영웅이 아닐까요?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우리 사회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이 어제보다 나은가? 라고 물었을땐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지만, 올해가 작년보다 나은가? 라고 물으면 그렇지 않을까? 라고 대답할 거에요. 10년 전 보다 올해가 나은가? 당연합니다. 

 

누가 우리 사회를 나아지게 했을까요. 그야 물론 초인이죠!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필요한 힘을 발휘한 초인들이요. 사소해서 그때 잠깐 감사를 표하고 뒤돌아서면 얼굴조차 잊어버리는 익명의 초인들. 그리고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일지도 모르는 그 존재 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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