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냐고 묻지마, 난 이미 답을 줬어, 내 울음소리에 귀기울여봐! 공모(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이른 새벽의 울음소리 (작가: 해도연,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6월, 조회 70

저 개인적으로는 자주 이런 표현을 쓰곤 합니다.. ‘얘들 응가 닦아주는 시간만 벌써 13년이다’라고 말이죠,

제 큰딸이 이제 중1이니 그럴만도 합니다.. 아이를 원한 것도 있지만 여하튼 몇명의 아이를 키우다보면

세월이 그렇게 흘러갑디다.. 이제 막둥이들이 초등학교를 들어가니 스스로 뒤처리가 가능한 시점이라 더이상은

저의 역할이 필요없을 것이라 여겼는데 더 시간이 없네요, 클수록 더 많은 손이 필요한 요즘의 아이들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의 울음소리나 징징대는 소리는 여전히 저의 짜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예전같으면 달래고 으르고 들어줄 여유가 있었지만 이제는 컸다는 이유로 나름의 이유를 설명해야되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되려 힘들 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 소설의 이야기로 들어가서 시작과 함께 보여주는 밤중 아이의 울음소리는 정말 부모의 입장에서는 힘든 일이죠,

또 제 이야기를 하자면 말못하는 존재들이 뭔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하는 행동에는 보통 그 이유가 있기

마련이죠, 특히 나의 아이라면 그런 것을 제대로 캐치해야됨에도 육체적, 정신적 힘듬은 그런 아이의 입장을 알아채기

에 쉽지않은 것이기도 합니다.. 제 아들도 신생아때 밤마다 잠에서 깨 입술을 바르르 떨면서 매일같이 울음을 터트리더

군요, 하도 힘들어서 심하게 울때는 아이의 발바닥을 손가락으로 심하게 튕구며 그치라고 화를 내기도 해죠, 아무것도

모르는 신생아에게 말이죠, 그럼 아이는 더 심하게 자지러질 듯 울음을 터트리고는 숨이 넘어갈 듯 꺽꺽거리기까지 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곤 즉각 후회하죠,- 니가 뭘 알겠느냐라고, 아빠가 미안!

소설속 주인공과 딱히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렇죠, 아무리 아이지만 힘들죠, 근데 전 뒤늦게 아이가 그토록 새벽마다

깨서 울음을 터트린 이유를 알고선 심한 죄책감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유인즉슨 할머니가 아기가 찬기운이 많아

서 따듯하게 해줘야된다고 잠들때에는 체온이 떨어지니 포대기로 꽁꽁 싸매고 재우라는 이야기에 무작정 그렇게 했더

니 얘가 밤마다 땀을 흘려 심한 탈수로 허기져서 그렇게 우는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렇습니다.. 말을 할줄 안다면 자]

신의 입장을 설명할테지만 그렇지 못한 아기에게는 자신의 힘듬을 보여줄 것이라고는 울음밖에 없죠, 얼마나 힘들고 답

답했을까..

 

사는게 그렇습니다..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감정만큼 이율배반적인 것도 없죠, 자신보다 더 중요한 아이에 대한 내리사

랑을 보여주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힘듬에 지쳐 아이에게 내가 이러하다라는 생색적 반응을 보이

는 것도 예사죠, 그런 삶의 모습이 부모가 아이에 대해 평생 죄책감과 책임적 사랑이라는 중심으로 살게끔하는 이유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너에게 내가 그런 행동을 한 잘못에 대한 후회적 반응으로 인한 감정적 성향의 집

착이 크고 작음에 따른 내리사랑의 모양새로 보여지는 것이죠,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혼자인 삶에서 다른 누군가와 함께

가정을 꾸미고 현실적 책임감이 지배적인 상황으로 펼쳐지는 아이의 탄생이 이루어지고 나면 엄마나 아빠는 현실적인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무척이나 힘들고 지치는 감정적 소모가 대단한 일이죠, 산후 우울증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극단적인 생각마저 드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자신의 한없이 깍여나가는 감정의 틈새를 누군가가 알아주고 기름칠

해주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덜컥거리며 그 감정은 수많은 파편으로 내려앉아버리는 것이죠,

 

이 작품은 그런 느낌이 많이 드는 대단히 공감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우리네 삶의 단면을 극단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듯

합니다.. 시작부터 현실적인 삶의 묘사가 대단히 사실적으로 보여지죠,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그런 공

감적 진동이 처음부터 이루어지니 쉽게 소설의 중심으로 다가가기가 좋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상황적으로 조금은 극

단적인 모양새로 이어집니다.. 주인공이 제법 못나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죠, 상당히 수동적이고 뭔가 어설퍼면서도 힘이

없어보이는 소심한 남편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 싶습니다.. 아내가 일을 하고 남편이 아이와 집을 보는 형태이죠, 딱히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시대가 바뀌어 남성의 육아담당이 그렇게 어색한 시대는 아니니까요, 오히려 가사의 담당과 육

아의 책임에 있어서도 과거와 다르게 남성저 역할이 중요해졌죠, 하지만 이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인물의 모양새는 일반

적이지는 않습니다.. 상당한 자학적 성향마저 느껴지는 주인공의 모습인지라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눈살을 조금 찌푸리

기도 했습니다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뭔가 주변의 상황과 극단적 암시가 보여지면서 생각지도 못한 상황적 반전

으로 이끌어가는 서사의 흐름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나 인물의 심리묘사를 통한 상황의 변화과정은 독자들로 하여

금 대단한 집중을 이끌어내는 즐거움이 있더군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작가님이 보여주신 몇 작품을 읽어본 독자로서 전작들에 비해서 현실적 공감에서 비롯한 장르적 감성이

적절하게 잘표현된 작품인 것 같아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여러 장르를 시험해보시는 방법론도 개인적으로는 무척 마음

에 들구요, 전작들에서 보여주셨던 판타지스러운 감성과 호러적 느낌을 이번에는 현실적 감각에 잘 버무려낸 호러스타

일의 멋진 스릴러소설이 나온 것 같아서 무척 집중해서 마지막에 이어지는 즐겁고 흥미로운 충격적 반전의 느낌까지

독자로서 충분히 행복한 독서였다는 생각과 함께 뭐랄까요, 단편이 딱 생각한만큼의 적정선에서 마무리가 되니 덜하지

도 더하지도 않고 마지막 느낌의 임팩트도 상당히 오래남아서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작가님께서 여러 장르적 감성을

실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더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작품 많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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