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하고 시원한 한국형 판타지 감상

대상작품: 천음(天音) (작가: 오미호,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2시간 전, 조회 6

작가님께서 통쾌하고 시원한 응원을 바란다고 하셔서 제목을 정했습니만, 이 작품은 표현 그대로 통쾌하고 시원합니다. 글의 내용 뿐 아니라 글을 다 읽고 났을 때 남는 느낌이 그렇습니다. 어떤 소설이든 다 읽고 났을 때 가슴에 남는 감정이나 느낌 같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독후감을 쓸 때 감이라는 것은 바로 그것을 적는 것일 텐데요. [천음(天音)]은 읽는 순간의 맛도 훌륭하지만 읽고 나서 가슴에 남는 향도 아주 좋습니다. 브릿G에 계시는 독자 여러분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실 만한 좋은 작품이라 생각되어 추천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좋은 웹소설

이 작품은 책으로 나와도 손색이 없는 재미있는 소설이긴 하지만 저는 이 작품이 웹 소설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바일로 주로 접하게 되는 웹 소설은 책으로 접하는 소설보다 지루함을 더 쉽게 느끼게 됩니다. 대신 익숙한 자극의 반복은 오히려 눈을 잡아두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그야말로 지루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틈도 없이 달리는 롤러코스터 같습니다. 매력 넘치는 등장 인물이 적절한 시기에 등장하여 이야기의 뼈대를 탄탄하게 받쳐주는데,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에 너무나 잘 녹아들어서 전부터 나왔던 캐릭터였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특히나 더 두드러지는 부분은 속도감입니다. 이 소설이 훌륭한 웹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위에 표현한 대로 정말 롤러코스터처럼 달립니다. 중간에 호흡을 다듬거나 분량을 조절하는 느낌 같은 건 없습니다. 작가님은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난 독자들이 숨 돌릴 틈도 주지 않을 거야.’ 라고 하시는 것처럼 빠른 호흡으로 휘몰아치시는데 그야말로 정신없이 재미있습니다. 현재 64화까지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달려왔는데 아쉬움이 전혀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네요.

작가분들이시라면 모두 대형 플랫폼에 유료 연재를 하시는 걸 바라고 계실 겁니다. 저도 그랬구요. 수많은 독자들의 빠르게 변하는 구미에 맞는 작품을 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잘 알고 있습니다만, 감히 이 작품은 최근의 한국형 오컬트 붐을 타고 높아지고 있는 독자들의 관심을 얻을 만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유료화가 되고 브릿G에서 출간 계약도 빠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제 넘은 바램이지만 이런 좋은 작품들이 빨리 성공의 길을 걸어야 다음 작품이 나오는 속도도 그만큼 빨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제게 여러 가지 이유로 기대를 갖게 만드는 재미있는 웹 소설입니다.

2. 속도감 있는 재미에 본연을 색을 잃지 않은 한국형 판타지

이 작품은 현대 판타지 이면서 오컬트 판타지 장편 소설입니다. 오컬트 판타지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컬트 호러를 소재로 하지만 호러의 성격은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오컬트는 무속이라는 이미지의 성격 상 공포를 주요 테마로 이용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오히려 의식적으로 공포 보다는 판타지의 성격을 강조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끈적하고 답답한 느낌 보다는 시원시원한 속도감이 좋습니다.

본문에 달린 독자 분의 댓글 중 ‘퇴마록의 향기가 난다.’ 라는 글이 있었는데, 저도 그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무속이라는 소재를 중심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긴 하지만 더 중요한 테마는 한국의 전통 ‘소리’ 입니다. 우리의 소리에는 한이 담겨 있다고 하지요. 제가 전통 소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 작품에서 소리란 사람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그 한을 풀어주기도 하고 속에 있던 한을 끄집어내주기도 하는 ‘영혼을 이끄는 도구’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그 소리를 통제하여 사람들의 혼을 묶어두고자 하는 고대의 악귀들이 등장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입니다. 작품 안에서 대부분의 싸움은 이 ‘소리’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소리라는 도구를 그저 싸움에 이용하는 무기로만 쓰지는 않으셨네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까마득한 과거부터 최근의 이야기까지 여러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주변의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풀어 놓고 속에 감추어 두었던 죄책감, 두려움과 후회 같은 감정들을 녹여냅니다. 그 과정은 너무나 강한 거대악을 상대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그들의 유대감을 강하게 하고 스스로도 강해지게 합니다.

물론 이런 과정은 대부분의 소설에서 이루어지는데, 이 부분에서 이야기 전개가 느슨해지거나 회상 혹은 설명이 너무 길어지면서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이 깨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64화까지 수많은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사건을 다루면서도 처음과 같은 발걸음을 유지합니다. 특히 중요 등장인물인 지민의 과거 전생의 이야기가 드러나는 부분이 저는 특히 좋았는데, 현재의 이야기와 거리가 상당한 과거의 일화를 다루면서 현재 사건의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사건의 중간 중간에 과거 회상을 적절한 분량으로 배치해두는 작가 님의 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3. 마치며

한국형 판타지 대표작이라 할 만한 작품은 [퇴마록] 이나 [눈물을 마시는 새] 같은 작품들이 있겠습니다만, 저는 최근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한국형 판타지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 [천음(天音)]또한 소리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등장 인물들이 매력적이고 속도감이 매우 빠르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약간의 비약이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작품이 유료화되어 [피어클리벤의 금화]처럼 독자분들께 사랑받는 웹소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료화가 됨으로써 작가님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작품 완결에 힘을 쏟으실 수 있고 저와 여러 독자분들은 질 높은 회차의 작품을 기대할 수 있게 되니까요. 이 작품이 브릿G의 차기 대표작으로 많은 독자 분들의 기대와 성원을 받게 되는 그 날을 기대하며 부족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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