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권하는 사회 감상 브릿G추천 이달의리뷰

대상작품: 당신이 보는 세계 (작가: 천휘린아, 작품정보)
리뷰어: 홍윤표, 8월 22일, 조회 60

주인공 ‘슬’이 소속된 우주관리국 연구팀은 넷상에서 떠도는 괴담인 ‘전단지 괴담’의 조사를 맡게 된다. ‘전단지 괴담’이란 RK-01-116 구역의 어느 벽면에 붙은, 사람에 따라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는 전단지에 관한 도시괴담이다. 한편, 설란은 동거인 시서와 정치적 견해차로 심하게 다투고 집을 나선다. 그 후 어찌 된 일인지 시서와 연락이 되지 않고 그를 찾을 수도 없다. 그즈음 여기저기서 설란의 상황과 비슷한 기묘한 실종사건들이 발생하고 ‘슬’은 이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SF는 현재를 비추는 데에 매우 탁월하고 용이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배경 안에 가공의 설정이나 소재를 얹어서 현재를 풍자하고 반추하는 이 장르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극히 현재를 지향하게 된다.

이 작품은 이러한 SF의 특성을 매우 명료하게 실천하고 있다. SF적인 소재가 서사적인 사건으로까지 나아가지 않고 단순한 해프닝 정도에서 멈춰버린 게 아쉽지만, 발상만으로도 충분한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사건이 일단락된 후에도 여전히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사람들. 이 작품은 이런 사람들의 태도를 심각한 오류로 상정한다. 혐오하는 것을 보지도 듣지도 않고 무작정 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폭력적인 사람들. 실재하는 전단지가 보이지 않는 괴담. 바야흐로 괴담 권하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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