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Z’의 타임리프 감상

대상작품: 바통 (작가: 적사각, 작품정보)
리뷰어: 드리민, 5시간 전, 조회 19

이 리뷰는 2025년 7월 4일 연재분인 20화까지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도 소위 말하는 MZ세대에 포함된 사람이기도 하고, MZ세대를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질 나쁜 농담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요즘 얘들은~”으로 시작하는 훈계가 달가운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요. 하지만 그런 제가 봐도 고개가 절로 저어지는, 관념 속에만 있어야 할 것 같은 그런 스테레오타입의 MZ, 혹은 그것보다도 더욱 질이 나쁜 MZ가 세상에 실존하기 마련입니다.

 

적사각 작가님의 <바통>에 등장하는 연재가 그런 인물입니다. 돈을 많이 벌어 빨리 놀고 싶은 파이어족의 삶? 좋습니다. 누구나 꿈꿀 법합니다. 코인으로 불로소득을 얻는 것? 투자가 필수하고 불리는 시대에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은수 이모로부터 얻은 의문의 바통을 통해 타임리프 능력까지 얻었다면? 좋습니다. 이제 돈 벌 일만 남았군요. 게다가 은수 이모는 매일 10분씩 바통을 이용해서 이미 자가와 15억의 돈을 얻었다고 하니, 은수 이모가 했던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은수 이모가 바통을 이용해 이만한 돈을 버는 데에 걸린 시간의 총합이 총 24년이라고 합니다. 연재는 그 말에 시작도 하지 않고 벌써 지겨워합니다. 그래 놓고 돈은 벌고 싶은지 은수 이모에게 호언장담하며 바통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일련의 사고를 겪어서 바통은 신영에게 버리듯이 넘겨버리고, 과거로부터 온 연재에게서 습격을 당합니다.

과거로부터 온 연재, 즉 견재의 습격에서도 연재를 향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 있었는데요. 견재가 옷을 전부 벗고 알몸이 되는 부분에서 연재는 불쾌함과 짜증만을 냅니다. 당장 본인이 바통을 사용할 때마다 알몸이 되었던 것은 새까맣게 잊어버린 것처럼 말이죠. 게다가 분열을 몸소 겪은 뒤에도 견재에게 짜증만 냅니다. 자신의 몸에서 분열한 면재가 애인 다현과 잘 어울리며 다니자 그를 질투하는 모습마저 보이고요. 물론, 후에 견재도 면재도 지금의 연재나 다를 바가 없는 똑같은 놈들이라는 게 나타나지만요.

 

전체적으로 연재는 소위 말하는 ‘요즘 MZ’, 그중에서도 특히 미성숙한 어린애 같은 MZ의 전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참을성 없고, 이해심 없고, 성찰 능력도 없는, 그런 미성숙한 모습 말이지요. 이렇게 말하면 저 역시 꼰대처럼 보이겠지만, 연재가 좀 그래야지요. 이런 캐릭터가 극적인 각성과 성장으로 이야기를 끝맺는다면 그만한 카타르시스도 없겠지만. 글쎄요, 지금까지의 전개대로라면 카타르시스보다는 그럴 줄 알았다는 조소로 끝날 거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과연 이들의 타임리프는 어떻게 끝날까요? 분열이 다시 일어날까요? 연재는 그토록 바라던 큰돈을 벌 수 있을까요? 결말이 코앞이라고 하니, 연재를 향해 찌푸린 눈으로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연재의 하는 짓이 답답하지만, 그 답답함 때문에라도 언제 큰코다치나 기대하면서 읽게 되는 맛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주시는 적사각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완결하시는 날까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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