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장단점이 명확하다. 우선 한줄평에서 보이는 인물이 헷갈린다는 점. 이 댓글을 보고 에이 어떻게 인물의 이름이 헷갈릴까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헷갈렸다. 소설에서 인물들의 이름은 무시 못한 하나의 장치 중 하나다. 이름이 가지는 느낌과 주인공의 특성이 잘 묻어날수록 극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글에서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특성은 전혀 없고, 흔한 이름들로 설정되어있다. 같은 또래의 인물 네 명이 나오는데, 각자의 개별점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네명을 구별하기란 웬만한 집중력 없이는 힘들다.
다른 하나의 단점은 드러난 결말이 허망하다는 점이다. 글에서는 선과 악의 캐릭터가 극명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독자는 선과 악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기대하고 스릴러를 찾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무언가가 더 있을 거라 생각하고 예측한다. 그 유추할 수 있는 결말에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가 아쉽다. 결말에 부연된 내막조차 현실성 없이 그야말로 ‘소설’을 보는 기분이라 감탄이 아닌 아쉬움이 돈다.
그럼에도 이 글의 가장 큰 장점은 구조가 상당히 짜임새 있다는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 이야기를 보여주는 마지막 씬은 촌스럽지만,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사건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 어느 하나 모자람 없이 알맞게 채워놓았다. 이는 작가가 얼마나 이글을 쓰기 전, 쓰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썼는지를 증명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글은 어느 한곳에서 짜르기 어렵고, 한번 읽게 되면 계속해서 끝을 보게 한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실력자라는 걸 알 수 있다. 가장 어려운 짜임새 있는 구조를 완성했으니, 현실성 있는 신박한 이야기를 기대해볼 차례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