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내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의 시점으로, 작품에 없는 일을 썼습니다. 완결까지 읽고 나니 이런 식으로 떠들고 싶었어서 그만… 별이야, 미안하다! 작가님, 죄송해요!
별이란 이름은 참 예쁘지 않나요? 실제 별은 그냥 되게 크고 또 되게 멀리 있는 가스나 돌 덩어린데, 거기서 아주 오래 전에 퍼진 빛이 밤하늘에 반짝이는 걸 보고 있으면 그 이름까지 예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마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준 사람도 그 별 만큼이나 아이가 소중하고 또 예뻐서 그런 이름을 붙여준 거겠죠? 저도 그런 이름이면 좋았을 텐데.
아, 하려던 얘기는 이게 아니라, 제가 아는 애 중에도 이름이 ‘별’인 애가 있거든요. 외자 이름이고,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다 잘하는 진짜 어마무시한 애예요. 근데 걔가 이번 방학 끝나고 다시 만나니까 완전히 달라진 거 있죠? 머리 모양이나 옷 스타일을 바꾼 게 아니라, 아니 이것도 달라졌지만요, 사람이 변했달까… 수학 과외 선생님이 진짜 못생겼다고 할 때부터 조금씩 애가 더 생기 있고 더 자신감심 넘치긴 했는데 이 정돈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물어봤죠.
그랬더니 뭐라 그랬는지 알아요? 상상도 못하실걸요. 진짜 정말 엄청나게 예쁜 애를 만났고 무공을 배웠대요! 이게 대체 무슨 상관이에요? 그리고 ‘무공’이라니 이건 또 뭐래요?? 내가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들으니까 자기가 말해놓고 쑥스러운지 ‘왜, 남자애들 보는 무협 소설에 나오는 거…’ 하더라고요. 그런 걸 얘가 배웠다는 것도 신기한데 가르치는 데가 있단 게 더 신기했죠.
근데 그거 하나 배웠다고 사람이 이렇게 변하나요? 그냥 머리 긴 아저씨들이 펄럭이는 옷 입고 와이어에 매달려서 이상한 소리를 막 지르다가 뜬금없이 피 토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전 확신했죠. 얘가 지금 여친 생긴 거 숨기려고 말도 안 되는 얘길 지어내는구나.
알고 지낸 게 몇 년인데 진짜 서운했어요. 누군진 몰라도 축하해줬을 텐데. 자꾸만 아니라고, 오해하는 거라고 하니까 더 속상한 거 있죠. 그래서… 아, 이건 좀 부끄럽네. 방학 동안 내 연락 다 씹은 것도 떠오르니까 북받쳐서 울었더니 걔가 되게 미안해하면서 어디에도 말하지 말라면서 얘기를 해줬는데요…
와… 편리한 기술 배웠다고 부러워 했는데 다 듣고 나니 이게 절대 좋기만 한 일은 아니더라고요. 현대 한국 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뉴스 하나 안 나온 게 무섭기만 했는데 그 중심에 있던 별이가 너무… 너무 멋있게 보여서 제 친구 아닌 줄 알았어요. 진짜로요. 걔는 담담한데 저만 막 흥분해서 떠들다가, 나중엔 말도 안 나와서 그냥 안아줬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무슨 짓이냐며 질색하는 걸 보니까 제 친구 맞더라고요. 하하.
무슨 얘기였냐고요? 당연히 별이 얘기죠! 아, 정 그렇게 궁금하면 본인한테 가서 직접 물어보시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