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작성하는 리뷰라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 리뷰에서는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육아를 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농담이 있다.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새벽에 핸드폰을 하다가 자는 중 알았던 아기의 눈과 마주쳤을 때” 라는 것. 육아가 쉽지 않다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실제로 내가 겪어보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이른 새벽의 울음소리」는 .육아의 어려움을 공포소설의 소재로 삼아 작품에 참신성을 부여했다. 사람이 잘 자고 잘 먹어야 하는데 신생아 시절엔 그마저도 어렵다. 내 새끼지만 인간의 기본욕구도 충족하지 못한다면 내 자식이 악마로 보일법도 하다. 기존의 소설에서 잘 채택하지 않았던 소재를 찾아내어 도전하는 것은 작가로서 좋은 자질이다.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것은 디테일한 부분들이다. 주인공이 겪는 어려움은 인터넷 검색이나 주위에서 보고 들은 것이 아닌 작가가 실제로 이런 상황을 겪었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생생하고 자세하다. 작가 자신의 삶에서 가져온 묘사는 독자를 소설에 몰입할 수 있게 하고 소설을 살아있는 것으로 만든다.
소재의 참신함, 묘사의 디테일함은 칭찬할만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인물의 감정선이다. 이 소설의 반전은 충분히 공포감을 주긴 하지만 결말까지 가는 과정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다. 초반부 남편 화자의 경우 육아의 어려움은 충분히 생생했지만 사건 하나로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는 건 다소 갑작스런 느낌이 있었다.
또한 화자가 남편에서 부인으로 바뀌는 건 괜찮은 결말이었지만 남편의 입장에서 서술한 장면이 워낙 생동감있었기에 그 모든 게 부인의 허상이었다는 게 어색한 느낌이 있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공감가는 부분이 사실은 아내의 시각에서 바라본 것이었다니. 남편 입장에서 아내는 소통이 되지 않고 매우 폭력적인 대상으로만 묘사되는데 사실은 그게 아내의 상상이라면 그게 가능한 일일까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인간은 자기 변명을 하고 싶어하고 자신의 시각에서밖에 세상을 보지 못하는데 아내의 입장이 빠진 아내의 상상이 가능할까?
총평을 하자면 「이른 새벽 울음소리」의 전반부는 매우 흥미로웠고 몰입감이 높았으나 결말 부분의 반전은 이야기 구조상 카타르시스는 있으나 그 과정으로 가는 길이 매끄럽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