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과 일주일 전에 감상

대상작품: 시골 사람이 전해주는 이야기 (작가: 지언, 작품정보)
리뷰어: 청새치, 9월 30일, 조회 14

브릿G는 소설 플랫폼이다. 그리고 내가 읽은 대부분의 소설은 어느 정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더라도 결국 창작물이기에, 지독하게 슬프고 살 떨리게 무섭더라도 마지막 줄까지 읽고 나면 이야기는 끝나기에 괜찮았다. 종종 떠올라서 그게 실제로 일어나면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고민하기도 잠깐이었다. 가상은 매력적이지만, 나는 당장 씻고 자고 먹어야 했으니까.

그런데,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면?

현실은 창작물을 뛰어넘는다는 말이 괜히 있지 않다. 끔찍한 일이라면 뉴스 사이트 메인만 가도 3개는 기본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다. 건조한 문체로 적힌 피해자와 가해자는 숫자의 의인화가 되어 연달아 새로 발생하는 다른 범죄에 쉽게 잊혀진다. 운이 좋아 살아남은 나는 두려워하기도 지쳐서 없는 세상을 들여다 본다.

이 이야기와는 그렇게 만났다.

시골은 도시에 비해 소박하고 인심 좋은 주민이 물 맑고 공기 깨끗한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리란 알량한 선입견이 있었다. ‘이야기’라는 부드러운 어감도 좋았다. 거기다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이야기라니, ‘옛날옛적에…’로 시작하는 전래동화를 상상하고 있었다.

맞다, 옛날 이야기. 그리고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일은 보통 지극히 충격적이다. 이것만으로도 어질어질했는데, 실제로 겪은 일까지 있으니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거기다 글이 재밌었다! 안 그랬으면 으아악 하고 얼른 도망이나 갔을 텐데, 가볍게 암시만 주며 잔잔하게 시작해 분위기를 확 끌어올리고는 의문만 남긴 채 끝나는 이야기가 한 편의 드라마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건… 가끔 사진이 있다. 작가의 말도 글이니 얼마든 써낼 수 있다. 없는 일도 있는 척하는데 아닌 사람이 맞는 척하기야 어렵지 않다. 검은 백조가 있다는 건 보면 알지만, 세상에 한 마리도 없다는 걸 증명하기는 불가능하듯, 아니라는 걸 어떻게 증명하겠는가. 그리고 사진은 조작할 수 있지만, 그 번거로움을 고려하면 충분히 있다는 증거가 된다. 글만 있을 줄 알고 스크롤을 내리다가 사진과 마주치곤 하는데 정말 매번 놀란다… 대부분 평범한 사진이나 그림이지만 이미 잔뜩 쫄아있는 나는 뭐든 무서워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발 떨었지만 중간중간 슬픈 이야기도 있는데, 그게 또 실화여서 세 배로 가슴이 아팠었다… 전해지지 않은, 전해지지 못한 이야기들 생각도 들어서 더…

민담채집은 일본 작품에서 주로 본 소재였는데 한국 배경으로 보니 훨씬 와닿아서 깊게 빠져 읽은 작품이었다. 부디 작가님과 모든 사람이 앞으로도 무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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