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다섯 번 정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해봅니다.
아마 제대로 이해하려면 세 번 정도는 더 읽어야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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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수많은 은유와 비유로 가득 차 있어서 한 번 읽는 걸로는 내용을 다 이해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러나 처음 이야기를 읽어내려갈 때 이야기의 독특한 분위기(연극과 현실을 오가는 듯한 독특한 구성)와, 리듬과 기묘한 ‘느낌’으로 인해 멈추지 않게 주욱 읽어내려가게 됩니다.
다 읽고나면 다음에 드는 생각은 뭔가 되게 좋은데 그게 뭔진 모르겠어. 이고, 그래서 한 번 더 읽게 됩니다.
그렇게 두어 번 정도 읽다보면 인물들간의 관계가 정립이 되고, 이야기가 주는 색감과 울림이 좀 더 깊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진짜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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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주인공인 ‘비아’와 ‘송혜화’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며, 내용 또한 둘의 관계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세 발의 총성이 들리고 두 사람이 죽은 사건에서 이야기는 시작되며,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며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풀려나감에 따라 총을 쏜 세 사람 중 한 명인 비아가 과연 누구를 쏘았는지, 왜 쏘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점차 분명해집니다.
그러면서 이야기의 마지막은 ‘아마도’ 비아가 마지막에 떠올렸을 가장 이상적인 결말을 연출하면서 막을 내리는데, (이 부분은 영화 라라랜드의 결말 부분이 일순 떠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로맨스 특유의 풋풋함-격정-파국-마지막 회상으로 이어지는 느낌의 마무리가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장면 전체가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건 정말 오랫만이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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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직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은 ‘송혜화’인데(비아는 그나마 화자이기도 하고 해서 거의 느낌이 오기도 하고, 총 쏠 때의 심정도 거의 짐작이 갑니다), ‘송혜화’의 비아에 대한 감정이 좀 애매하네요. 작가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좀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그 여백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 또한 글을 읽는 즐거움이라 생각되어 이대로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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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으면서 계속 반복해서 읽게 된 것은 실로 오랫만인데, 그만한 즐거움이 있는 글이라 아주 좋았습니다. 좋은 경험이었고, 다음에도 이런 즐거운 지적 경험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 아 빛이여 빛이여 감상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