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 아귀, 팔방에 이야기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호귀(虎鬼) (작가: 테라리엄, 작품정보)
리뷰어: 브리엔, 22년 1월, 조회 61

지금은 한국의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한국의 대중음악이 ‘케이팝’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만, 불과 십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들이 많았다.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일본의 소설, 만화, 영화, 드라마 등을 보면서 자랐는데,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탓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일본의 전통 설화나 귀신 이야기를 한국의 전통 설화나 귀신 이야기보다 훨씬 친숙하게 느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테라리엄의 소설 <호귀>를 읽으면서,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의 전통 설화나 귀신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울면 부모가 ‘호랑이가 잡아간다’며 어르는 모습이라든가,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여자를 종종 여우에 빗대는 것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문제가 있을 때 무당이나 박수를 찾아가 의견을 묻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신내림, 신병 같은 현상은 왜,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지는 아직도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호귀>에는 이 모든 게 나온다. 심지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학 작품 중 하나인 박지원의 <호질>과도 연결된다. 사방에 이야기가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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