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라는 소재는 근래에 찾아보기 어려운 소재였다. 그것이 문학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모든 문화콘텐츠에서 도플갱어는 금기시되다시피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사람들의 식상한 시선을 안고 가야하기에 더욱 버거울 수 있다. 이제는 그 흔한 공포영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뻔한 소재를 과연 어떻게 풀어갈까? 궁금함에 이야기를 읽었고, 궁금함은 아쉬움으로 흘러갔다.
비단 도플갱어라는 소재뿐만이 아니다. 글에 비문이 많다. 더불어 생동감을 주기 위해 대화에 실제 현실에서 쓰는 말들을 많이 넣었는데, 사실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작품이 아니라, 인터넷 게시판 글을 읽는 듯한 착각을 주게 만든다. 생동감은 대화에서 주기보다는 현상을 나타내는 표현에서 줘야한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이야기에서 가장 아쉬웠다. 플롯은 둘 째치고 대화를 너무 현실적으로 풀어나간 탓에 글의 긴장감을 계속 떨어트렸다.
결국 작가가 가장 힘을 준 결말까지 가기도 전에 지치고 말았다. 긴장감이 제로인 채로 결말을 맞이했고, 그렇기 때문에 더 뜬금없이 보인다. 다른 작품에 비해 대화로 많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건 장점이지만 나머지는 아쉽다. 도플갱어라는 긴장감을 계속 가지고 가지만, 일상 대화가 너무 극을 방해한다. 도입부에서 긴장감이 들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