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언제 들어오셨어요?”
저 아까 중앙 현관에서 선생님 봤는데? 아이의 그 말에 유경 씨는 어서 와라, 하고 다른 아이들 전부에게 해 줬던 아침인사를 잊었다.
“아침부터 오자마자 그건 무슨 소리냐?”
“선생님이요! 저 아까 중앙 현관에서 선생님 봤는데?”
표정을 보니 농담은 아닌 것 같다. 유경 씨는 심드렁한 얼굴로 아랫입술을 내밀어 까뒤집었다. 하지만 만화 같은 그 표정으로 자기보다 높은 곳에 있는 아이의 얼굴을 몇 초간 올려다봐도 다른 말이 들리지 않아, 유경 씨는 다시 표정을 풀고선 주변을 둘러보았다.
“쟈들에게 물어봐라. 선생님은 10분부터 교실에 있었다.”
시선에 닿는 곳곳에 있던 아이들이 녀석을 향해 고개를 끄덕거려 주었다. 그리고 한 녀석이 덧붙이기까지 한다.
“어, 선생님 나랑 같이 올라오셨는데?”
“나도.”
울 쌤 10분에 오시는 거였나-! 조금만 더 일찍 와야겠다! 이런 말을 외치는 다른 녀석을 무시하고, 당당한 표정으로 다시금 자신을 응시하는 유경 씨를 본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잘못 봤나?”
하지만 자기자리로 주섬주섬 들어가려던 아이는 유경 씨의 책상 위 털뭉치를 가리켰다.
“근데 저 모자요. 저 모자도 쓰고 있었는데?”
분명히 선생님인데? 저 모자를 쓰고 누런 옷 입고 어깨로 현관문 밀고 있었다고요- 뒤에 애들도 둘이나 있었는데. 아, 다른 학년 애들이라 증인하라고 할 수도 없고. 저 모자 선생님 외에 쓰는 사람 못 봤는데?
어지간히 답답한 모양이다. 측은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다 유경 씨는 따스하게 말해주었다.
“졸업도 얼마 안 남았는데, 얼마나 내가 그리웠으면 아침부터 헛걸 보고 그러냐. 알았으니 니 자리로 돌아가세요.”
나머지 아이들이 깔깔 웃는 소리에 아이는 투덜거리며 자리로 돌아갔다. 사소한 아침 해프닝이었다- 뒤를 이어 등교한 아이들 몇이, 비슷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