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처럼 밀려오는 긴장감 비평

대상작품: 산불 (작가: 배명은, 작품정보)
리뷰어: 영하, 17년 5월, 조회 30

작가가 기본적으로 글실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서문에서부터 상황묘사와 감정의 표현이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초반에 힘을 주지 않고 글 실력으로만 독자를 이야기에 몰입시키고 있다. 산불이라는 소재를 잠시 등장시킴으로서 긴장감을 주지만, 이내 주인공의 일상으로 천천히 돌아오면서 글의 강약을 조절하고 있다.

글쓴이의 표현력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이 글의 가장 큰 장점이자 작가의 장점인듯 한데, 글을 읽을 수록 눈앞에 펼쳐지듯이 잘 묘사한다. 그렇다고 잡다하게 모든 상황을 묘사하지 않고, 극에 필요한 부분들만 잘 집어서 보여준다. 흐름을 전혀 방해하지 않고 잘 흘러간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산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 산이라는 개방되고도 고립된 공간은 그 스스로 긴장감을 준다. 그 아이러니한 공간에서 사건이 일어나자 고립된 공간은 순식간에 조여온다. 하지만 넓다는 이유만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부여잡고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산불이라는 소재를 왜 끌고 가지 않았냐에 대한 의문이 개운하지 않게 남아있다. 누구나 예상하는 방향으로 전개하고 싶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산이라는 포괄적인 면을, 보여주고자 했던 건지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엉뚱한 방향으로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현력은 장르 쪽에서 보기 어려운, 순문학적 느낌이 들어 신선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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