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너머 소설의 교본,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5인의 자객열전 (Five Assassins) : 비무대회 (작가: 스노우, 작품정보)
리뷰어: serom, 9월 17일, 조회 105

동호회의 작가님과 회원님들이 읽어보라는 추천을 받았는데요, 읽고나니 영화 두 편이 떠오르는 무협입니다. <영웅>과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후자 제명의 영화는 <5인의 자객열전> 스토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다만 사랑의 고귀함과 덧없음(죽으면 사라지니까요)을 그렇게 무협으로 느끼게 해주셨으니까요. 이런 식의 낭만적 리뷰가 작가님께 오히려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만, 1부가 끝난 <5인의 자객열전>을 보면서 독자로서 뭔가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어쩔 수 없어 손 가는대로 올립니다.

새로운 문학의 흐름에서, 무협을 통해 드디어 악화에서 양화가 구축되는 과도기를 본 작품입니다. 글과 이야기에 정성과 책임이 너무나 가득합니다. 브릿g를 통한 대개의 도전들이 그런 기대가 드는 작품들이었습니다만, 대개 조금은 새로운 색깔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고자하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이는 작품들이었다면, 이런 식의 고집쎄고 단순한, 그렇지만 깊고 풍부한 감정을 끌어내는 이야기가 과연 퓨전의 시대에 통할까… 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사실 리뷰어는, 양화가 악화를 뚫고나와 새롭고 재미있는 판타지의 싹을 틔우는 혁명적 작품들을 볼 수 있어 브릿g에서 다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다시 소설을 읽으며 독자로서의 감성이 깨어난, ‘소설’ 읽는게 인생의 한 낙인 독자라는 것이지요. 그러한 독자로서 오랜만에 즐거운 독서의 기세를 몰아, 작가로서 가야할 방향-하나의 방향이 아니라 무한의 방향 중 하나-을 교본과도 같은 문장으로 보여주는, 장인의 솜씨로 구성된 <5인의 자객열전>에 대해 질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나름의 소감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제목과 묘사와 관련한 질문입니다. 묘사와 관련하여 먼저 말씀드리면, 첫 글을 읽으며, 설마 이런 솜씨로, 설마 이러한 ‘컷’이 나오지는 않겠지 조마조마했던 대목입니다. 작가님은 이렇듯 깊고 장려한 이야기의 얼개와 문장의 품위로 왜 가끔씩 영화 <영웅>의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분위기로 이야기를 구성하셨습니까? 1부 마지막 편에서의 수천 화살의 검은 먹구름 묘사가 결정적이었는데요, 그 장면을 떠올릴 독자들이 없을것이라 생각하셨나요, 아니면 그렇다해도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셨나요?

두 번째는, 별 것은 아니고 다분히 소소한 질문입니다만. 제목은 왜 <5인의 자객열전>이라는, 흘러간 시대의 완벽하되 평이한, 그렇지만 썩 손길은 닿지않는 제목으로 지으셨는지요. 더불어 유사한 질문으로서, 1부의 끝까지, 이상적이되 어딘가 현실에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얽히는 이야기들을, 기품있으면서 -품위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데요, 작가님 문장의 격조나 정서는 정말로 소설의 교본과도 같은데, 저만 느끼는 것인지 독자님들께 묻고 싶은것이기도 합니다- 초지일관 고전적 문체와 압축적 표현과 속도로 구성하였는데요, 혹시 그것은 이야기의 자신감입니까 아니면 누가 뭐라그래도 그리 쓸 수밖에 없는 개인적인 문장 스타일입니까? 만약 둘 중의 어느 하나라면, 그에 대해서 다음의 비판적인 소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판타지는 판타스틱한 이야기가 사실적 문체와 디테일한 장면, 내면 정서의 묘사로 구성되었을 때 비로소 현실 독자에 이입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5인의 자객열전>은 제목으로 시작하여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어떤 과정과 결말이든 이야기의 흐름이 미리 느껴져 아쉬워집니다. 어떤 복잡한 복선을 깔더라도 결말이 정해져있는 느낌이라는 것입니다.

표현은 싫습니다만 요즘 식으로 말하면, 프롤레타리아에서조차 떠밀린 외로운 섬들이 자본주의 도시의 카사노바나 강호의 영웅이 되는 판타지가 주류로 즐겨 읽히는 현실입니다. 유행과 세태가 그러하여 못마땅하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러한, 현실의 논리로는 수긍할 수 없는 전복에 대한 이야기가 판타지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익명의 유튜버나 판타지 작가님들이 너무나도 가벼운 말과 글쓰기로 던져대는, 그렇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면 그러한 스토리텔링, 그러한 시도들에서 새로운 ‘작가와 이야기’들이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5인의 자객열전>은 무겁고 근본적이며, 슬프고 아름다운 인간 심성의 본질-1부에서는요-을 무협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리뷰어 개인은 독자로서 너무나 읽기가 즐거우나, 다만 이토록 훌룽한 글과 구성으로 무협 판타지의 옷을 걸쳤되 무협이나 판타지가 아닌 이야기를 1부의 끝까지 밀고나가신 까닭이 도데체가 궁금해집니다. 무협 판타지는, 독자로서 신나거나 통쾌하거나, 지더라도 나도 그렇게 하고싶어할 정도의 ‘감정이입의 순간’을 대목마다 보여줘야 하거든요.  작가님은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되는, 그런 판타지로서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무협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리뷰의 의도는 ‘도데체 왜 이런 글이 묻혀 있는지’ 일종의 항의였는데, 어정쩡한 비평으로 어긋나버린 것 같습니다. 그것은 리뷰어의 불찰입니다만 웬지 고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생각나는대로의 리뷰가 작가님, 리뷰를 봐주신 독자님, 미래의 이야기꾼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5인의 자객열전>을 리뷰어만큼 좋아하시거나, 이 작품에 대한 리뷰의 어떤 대목에 고개를 끄덕이는 독자님이 혹 계시다면, 함께 응원하면서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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