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불 맛, 영생 그 이야기 공모(감상) 공모채택

대상작품: 불사자의 노래 (작가: 아무강아지, 작품정보)
리뷰어: 향초인형, 5월 7일, 조회 26

[스포가 있습니다]

이 소설은 주지하다시피 마법과 마법사, 기사와 용이 등장하는 판타지 소설이다. 그런데 사건을 추적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을 담은 내용 때문에 일견 탐정물 느낌으로 읽히기도 했다. 소설에선 판타지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용과의 결투 삽화도 끼어 있고 해리포터처럼 마법을 시전하는 장면도 준비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마법 도시 소란시에서 ‘불사자의 노래’라고 불리는 괴한이 나타나 폭행과 파괴를 일삼자 우연히 그 사건에 휘말린 마법학교 학생 리우가 순찰대의 기사인 산티아고와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한다. 그 과정에서 글이었던 ‘불사자의 노래’가 어떻게 실체를 가지고 체화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그런 행동을 일삼는 원인과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자세히 펼쳐진다. 그에 따라 그것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고 이해함으로써 사건을 종료시켜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줄거리이다. 즉, 문제의 발생과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전개인 문제-해결 구조의 짜임새로 이루어져 있다.

이야기는 가독성도 좋고 재밌다. 그러나 비현실적인 외면을 쓰고 있어서 그렇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불로장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불로장생은 사람들이 평생 소원하는 달콤한 꿈이 아니라 먹지도 마시지도 잠들지도 못하는 저주라고 작가는 단언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 곳곳에서 보여주는 내용도 영생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고독, 외로움, 괴로움 등으로 점철된 원념이다. 그 원념에 의해 ‘불사자의 노래’는 공감받고 이해받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를 가지고 있고 소설의 결말도 그 소원을 들어줌으로써 맺어진다. 즉, ‘죽지 않음’으로써 당할 수밖에 없는 삶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그 고통을 토로하는 ‘불사자의 노래’를 통해 영생이 천국이 아니라 지옥 같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일반적인 상식을 뒤엎는 주제이다. 또는 영생을 이야기할 때 별로 생각해 보지 않는 다른 쪽의 관점을 취하고 있는 주제이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불사자가 두 명 나온다. 폭행과 파괴를 일삼는 ‘불사자의 노래’와 고통을 감내하며 묵묵히 일을 하는 순찰대의 기사 산티아고다. 똑같이 불사에 고통받고 있지만 대응하는 방식은 정반대다. 하나의 문제를 감당해가는 방식이 정반대에 놓여 있는 데 따라 당사자에게 닥치는 결과도 다르다. ‘불사자의 노래’는 심연에 빠지지만 산티아고는 저주가 풀렸다. 이 점을 생각해가며 소설의 전개를 따라가는 것도 재미를 북돋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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