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집행인과 마녀의 색다른 조합 감상

대상작품: 내곁에 마녀가 (작가: 아이버스, 작품정보)
리뷰어: 쁘띠캐롯, 19년 7월, 조회 37

사형집행인이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만든 책이 있었어요. 알렉상드르 뒤마의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인데요. 16세기 후반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이 책에는 카보슈라는 사형집행관이 등장합니다. 조연이라 몇 장면 안나오기는 하지만 잊히지 않는 장면 중 하나에 카보슈가 나와요. 유럽의 사형집행관은 단순히 사형수의 목만 치는 게 아니라 약사와 주술사의 역할을 겸했달까요. 그 시절의 사람들에게 꽤 필요한 존재였음에도 천대받고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어요. 하기야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직업이긴 했겠지만요. 언제나 무시 받던 카보슈를 유일하게 존중해 준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코코나 백작. 카보슈에게 약을 받아 친우 라몰 백작을 살린 코코나는 장갑을 끼지 않은 맨손으로 거리낌없이 악수를 청합니다. 그에 감동받은 카보슈가 멀지 않은 어느 때에 코코나에게 편안한 죽음을 선사하는 것으로 소설은 막을 내렸지요. 글을 쓰는 재주만 있다면 중세 유럽의 사형집행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잠깐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리뷰도 간신히 쓰는 제가 무슨 소설을 쓰겠나요ㅠㅠ 망상으로 끝이 났지요.

 

그런데 여기 브릿G에서 사형집행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발견한 거에요! 제목은 “내 곁에 마녀가” 사형집행인과 그의 손에서 목이 잘리게 된 마녀가 함께 하는 모험물이라니 상상이 가시나요?? 마술을 부릴 수 있는 도구를 지녔다는 이유로 마녀로 몰려 사형 당하게 된 라니아. 깔끔한 솜씨로 사형수의 고통을 덜어주는 사형계의 마스터 세실은 감옥에서 첫만남을 가집니다. 마녀라고 하면 손가락질부터 하는 세계 속에서 이름을 묻고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약을 듬뿍 먹게 하고 눈 가리개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세실은 라니아에게 있어 얼마나 남다른 존재였을까요. 그녀가 죽음 속에서 소생해 세실의 오두막을 찾은 이유가 저는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 후로는 세실은 일절 원치 않았던 동거의 시작!! 제목과 같이 “내 곁에 마녀가” 함께 하는 삶이 시작됩니다. 더 정확하게는 “내 곁에 마녀가” 강제로 함께 가 되겠죠??

 

사형을 7번이나 당했던 마녀 라니아와 슬픈 과거가 있음에 틀림이 없는 사형집행인 세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세상에 복수하겠다는 달빛 암살자, 인생을 새로 시작하고픈 치안 대장 아키스. 이들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생의 의미를 하나씩 찾아가듯 작가님도 새연재분을 고이 찾아 돌아오시길 응원해 봅니다. 6월 18일부로 연재 중단 상태거든요. 공지를 넘 늦게 봤어요. 비공개 전환없이 이전 연재분을 자유롭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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