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너무나 긴 드리블(스포일러 포함) 공모(비평)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시오레 : 용사의 모험 (작가: 유권조, 작품정보)
리뷰어: 루주아, 17년 3월, 조회 288

장편, 그것도 연재중인 작품의 리뷰를 쓰는건 사실 가혹한 일입니다. 지금 한 비평이 바로 다음 회차에 수정될 수도 있고, 지금 한 칭찬이 서서히 몰락해 완결쯤에는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거나, 한 3권 쯤에서 갑자기 놀라운 일이 벌어지거나 하는 일이 부기지수거든요.

그러니까, 레스토랑에서 5접시가 나오는 코스를 시킨 다음, 셀러드를 먹고 코스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과 비슷해요. 셀러드는 맛있고, 식욕을 돋구었으며, 블라블라. 혹은 샐러드가 형편 없었다. 어찌되었든 코스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죠.

그렇지만 조심스럽게 용사의 모험에 대해 써 봅시다. 책을 읽으면서 독자가 겪는 가장 큰 악몽은 무었일까요? 바로 해결되지 않을 것에 의문을 가지는 것이지요. 예를들면 A와 B의 로맨스를 읽으면서 그런데 D와 E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가지거나, 혹은 헌터X헌터의 다음권은 언제 나오지? 하는 의문이요.

용사의 모험을 보면서 저는 계속 의문을 가졌어요. 그래서 이 세계는 어디야? 이 세계에는 도깨비가 나와요. 하지만 주인공의 이름은 모두 서양식이죠. 하지만 마을의 이름은 한국어로 지어졌어요. 저에게 이 세계는 한눈에 보이지 않아요. 도깨비는 대체 뭘까요? 두억시니, 그슨대, 한국의 전통적인 요괴들이죠. 하지만 길벗 도깨비는요? 우리는 뿔이 있는 도깨비는 일본의 오니에서 따온 것이며 한국의 도깨비들은 츠쿠모가미에 가까운 좀 더 친숙한 존재들이라 알고 있지 않나요? 아 잠깐, 그슨대는 도깨비가 아니죠. 그럼 또 다른 걸까요. 등장인물들은 이름에서 통일된 세계를 제공하지 못했고, 그렇게 생긴 위화감 때문에 집중하지 못했단 표현이 맞겠군요. 이 이야기의 장점은 세계가 거대하단 거에요. 그건 분명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1권에 너무 많은걸 보여줬어요. 저는 아직도 서양식 이름과 동양식 이름이 혼재하는 것에서 해매고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이 리뷰의 제목을 너무나 긴 드리블로 잡았어요. 1권, 정확히는 프롤로그+20화까지 봤을때 계속해서 의문은 쌓여가지만, 그러한 의문들은 대체로 해소되지 않아요. 어쩌면 이야기에 필요한 만큼은 충분히 본거 같아요. 아마도요. 그런데 왜 아직도 이야기를 즐기기 위해 이 세계에 대해 공부해야 하죠? 그래도 긴장들이 해소된다면 만족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저는 20화에서 시오레에게 갑옷을 입혀주는걸 보고 드디어 시오레가 푸른 검을 들고 나갈 줄 알았어요. 그래 용사의 여정이 여기서 시작된다! 하지만 아니군요. 여전히 주인공의 각성은 좀 멀어 보여요.

그럼 남은건 뭘까요. 예. 의문들이죠. 하지만 리뷰 서두에 썻듯이, 어차피 1권은 샐러드니까요. 다만 불만족스럽단걸 어필하고 싶어요. 거대한 세계와 가능성을 봤지만, 다음권을 계속 읽어야할 동력-해소된 긴장을 보진 못한 느낌이에요. 그렇지만, 아직 메인요리는 시작되지 않았고, 제가 제기한 의문들이 풀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으니, 얌전히 기다리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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