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꿈 속을 걷는 소설.(스포일러 포함) 공모(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꿈을 걷는 고양이 (작가: 인레, 작품정보)
리뷰어: 루주아, 17년 3월, 조회 60

리뷰에 앞서, 작품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좀 하고 싶어요. 저는 미텐미츠의 소설을 좋아해요. 정확히는 미텐미츠가 현대 차모니아어로 쓰고, 발터 뫼어스가 현대 독일어로 옮긴 이야기들이요. 까치, 지금은 다른 이름일 그의 편지를 현대 한국어로 옮긴 작가님께 감사를 표합니다.

몽환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소설들이 있는데, 이 소설이 그러합니다. 다 읽고나면 약간 몽롱해지는 그런 소설이죠. 저는 이 소설을 보면서 ‘이매망량’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초목과 산간, 도시와 시골 온갖 구석구석에 있는 도깨비들이요. 만약에 고양이들이 모두 꿈을 걷고, 그 꿈은 부엉이가 소리없이 지키고 있고, 꿈 안에는 생선대가리가 말라 비틀어지고 있다면, 이매망량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없겠죠.

이 소설이 왜 재밋을까 생각해 봤는데, 의외로 레퍼런스가 충실한 소설이었어요. 캐트시나 고양이는 9개의 목숨을 지닌다. 혹은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 같은 발언이나, 영혼을 끌어당기는데에 거미줄을 쓴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이런 통념들은 한국인들이 많이 공유하고 있고, 그렇기에 한국적인 판타지라고도 말 할 수 있겠내요. 이런 밈들의 기원은 한국이 아니지만, 뭐 어때요. 여기에는 이 소설은 고양이가 썻습니다 판사님! 같은 가장 최신의 밈도 있는걸요.

이 소설이 더 좋았던 이유는, 맨 마지막에 고양이가 빠지기 때문이에요. 비록 유령이지만, 사람을 구할 수 있는건 오직 사람 뿐이고, 그렇게 남을 구원함으로서 다시 자신이 구원받는 거겠죠. 고양이는 그런 것을 하기엔 너무나도 변덕스러운 존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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